나는 결혼을 하지 못했다. 아니 안 했다. 어느 쪽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못한 쪽에 가까운 듯. 그러니까, 좀 더 객관적으로
아직 미혼 상태이다.
얼마 전 "뿌리"라는 미드를 보는데, 전사의 제일의 임무는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 사람의 말에 따르면 나는 제일의 임무에 실패한 사람이다.
나는 이 삶을 저주해왔다. 징그럽게 저주하면서 악착같이 사랑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리라. 나에게 불멸이라는 환상을 지속시켜줄 자식이 없으므로 - 이 생각은 이세돌이 자신의 딸과 같이 나온 광고를 보면서 더욱 강해진 것인데 - 나의 분신이라고 해야 할 글을 통해서라도 나를 영속시켜야 할 것이다.
'하루를 여는 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716 (니스 테러, 터키 쿠데타) (0) | 2016.07.16 |
---|---|
160709 (미국 내에서의 흑백 폭력 사태를 보고) (0) | 2016.07.09 |
160705 (0) | 2016.07.05 |
160704 (0) | 2016.07.04 |
160615 (0) | 2016.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