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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이야기/고흐 시편

고호의 방 -- 이승훈

by 길철현 2022. 2. 22.

아무 말도 없는

방이 나를 섬뜩하게 한다

아무 것도 없는

방이 나를 섬뜩하게 한다

아무 소리도 없는

방이 나를 섬뜩하게 한다

너의 마음의 한구석에

켜져 있는 불이

작은 나무 침대가

탁자 하나와

의자 두개가

나의 어제의 초라했던 삶이

나의 어제의 무섭던 마음이

아직도 쓰지 못한 어제의 시가

아무것도 아닌 세월들이

나를 섬뜩하게 한다

아무 뜻도 없는 

네가 나를 섬뜩하게 한다

나를 섬뜩하게 하는 것들은

이 밖에도 많지만

이것으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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