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도 햇발이 비끼는지요 바람도 있고 보리밭도
있는지요 그대의 어리고 순결한 혁명을 눈여겨 보다가
문득 연필을 들었읍니다 그것은 거듭 쓰러져서 더 빛나
는 슬픈 힘살의 눈부신 파열이었읍니다 아무것도 아닌
그 단순하고 덧없는 패배의 빛깔이 왜 그렇게 장렬한
꿈의 무력으로 살아 꿈틀거리는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보리밭도 까마귀도 보이지 않는 금곡리의 들판을
배경 삼아 그저 무심히 담배 연기나 날릴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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