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짝 하나
만나지 못했다
척박한 땅에 와서
생각으로 무거워진
해바라기나 측백을 심어놓고
이글거리는 태양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목숨껏 회오리쳤다
시정 잡배들에 뜯긴
흠집 투성이의 귀는 자르고
스스로의 소리를 찾아 떠난,
자기에게 더 가까이 돌아갔던 사람
신이여
마주한 뜨거움과 외로움과 가난을
정말이지 어느 것 하나 거부할 수 없었던 그를
오로지 그림으로만 말하게 한 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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