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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김광규

김광규 - 고요한 순간

by 길철현 2023. 8. 28.

창밖의 후박나무 가지에 앉아

귀가 먹먹하게 울어대는 매미를

숲에서 날아온 멧비둘기가

잽싸게 낚아채

채마밭 건너편으로 몰고 갔다

매미의 다급한 비명 소리

금방 뚝 끊어지고 

고요한 순간이 뒤따랐다

여름내 듣지 못한

짧은 침묵 들려주면서

 

"그저께 보낸 메일". 문학과지성사.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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