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강이 그 생명을 다하고
더 큰 강으로 흘러드는 곳,
웬일인지 강물은 호수보다 잔잔하고
가을 햇살 또한 차가운 듯 따사합니다
노랗게 붉게 물든 산이
눈을 즐겁게 하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까마귀 소리
강 건너 아득한 개 짖는 소리마저
정겹게 들립니다
햇살이 물 위에 어룽져
무수한 은빛 비늘을 뒤척이고
사람 소리 차 소리 숨죽인
하염없이 평온한 이 광경을
바라보기만 해도 완성되는 한 편의 산수화를
하루 왼종일
잡생각 떨쳐버리고
마냥 들이킬 수 있을 듯합니다
달랠 수 없는 핏빛 눈물 하나
깊어가는 가을 투명함 속에 풀어버리고
* 관천리는 북한강과 홍천강이 만나는 곳에 있는 마을이다.
(20141110)
(20160308)
(2024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