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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새끼 고양이

by 길철현 2024. 9. 19.

새끼 고양이 한 마리
열어둔 현관문으로 숨어 들어와
먹을 것 하나 없는 내 아파트로 들어와
무심히 닫힌 문에 감금되어
낯선이랑 하룻밤을 동숙하네
집이 그리워 새끼 고양이
밤새 애기 울음으로 내 꿈 어지럽혀도
잠에 취한 나는 그 울음 목 졸라
질식시켜 버리네
목 졸린 울음 내 가슴에 몰래 내려앉아
무거운 두 눈 
무거운 두 발
화장실로 허적허적 나아가는데
새끼 고양이
무거운 두 눈 화들짝 들어 올리네
무거운 두 발 그 자리에 얼어붙네
팽팽한 침묵의 한순간이 지나고
너는 내게로 다가와 발을 내미네
나도 불현듯 네 등을 쓰다듬네
 
길 잃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
 
(19980602)
(19980722)
(20000618)
(20040715)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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