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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문예창작반(문창반)

[내재율 제3집] 홍순오(86) -- 가을에

by 길철현 2024. 11. 21.

가을에

                        홍순오(86)

 

활대 휘저으며

음표 하나씩 툭툭 터뜨리고

언덕 넘어가는 소리

아직 열기로 남은 가슴만은 

함께 보내지 말아야지.

 

온해[百日]는 길었지만

북향 가라 가라

애처로운 손짓에도

모질게 남은 날기짓

 

어제는 왜

이유없는 떨림으로 휘파람도 불며

오지않을 사람을

기다려야 했던가.

 

눈을 살짝 감으면

글썽이는 눈물마저 몰고다니는 오후

시려오기 전

채곡채곡 쌓아두는 

가을소리. 

 

*날기짓 - 날갯짓의 오기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