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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여는 말

(161006) 태풍 차바가 지나가고

by 길철현 2016. 10. 6.


요 몇 년 사이에는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남긴 태풍이 없었다. (9월 경에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북한에 큰 홍수가 발생하여 수백 명의 인명 피해는 물론 엄청난 물적 피해를 입었는데도 최근의 남북 관계의 경색으로 보도가 미미했고 공식적인 지원은 전무했다.) 사실 이번 여름의 폭염에 시달릴 때에는 차라리 태풍이라도 왔으면 좋겠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태풍 차바는 제주도를 관통한 뒤, 남해안 지역을 지나면서 상당한 피해를 남겼다. 10여명이 사망내지는 실종되었고, 특히 울산 쪽의 침수 피해(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침수된 차량들인데)도 심했다고 보도는 전한다.


태풍은 자연의 양면성 중 그 파괴적인 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이다. 경주의 경우, 얼마 전에 꽤 큰 규모의 지진과 그에 뒤따른 여진으로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태풍에 의한 피해도 적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한다.


나와 나의 가족, 내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여겨야 하는가? 이러한 피해로 재산상의 손실을 입거나 신체적 상해를 입을 경우 (극단적으로 죽는 경우 당사자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므로 일단은 완전한 단절이지만, 그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하는 가족들의 경우) 어디에다 하소연을 해야 하는가?


삶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끝끝내 삶의 즐거움과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으나, 그러한 것들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수양해 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것도 뇌를 다치거나 한다면 말짱 도로묵이 되고 마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요인들로 인해서 - 정신분석에서는 인간의 마음이 형성되는 유아기 내지는 어린 시절의 환경적 요인을 내세우겠지만 - '어쩔 수 없이?' 자신은 물론, 주변의 사람들을 괴롭게 한다면? 한 마디로 삶을 지옥으로 만들고 만다면?


그러다 또 다시, 생명체의, 혹은 인간의 무수한 욕망들이 무에 그리 큰 의미가 있는가?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