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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196

가을 산책 볕 좋은 가을 아침은빛 비늘 반짝이며소리 죽여 흐르는 강그 옆으로 난 길을 걸어간다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내려놓고세상만사 걱정 근심 벗어버리고새소리 풀벌레소리 동무하며이 투명한 고요 속을 하염없이걸을 수 있을 듯하다바짓단과 신발을 함초롬 적시면서걷다가 걷다가 한 줌 흙으로흘러내려도 좋으리라 2024. 11. 8.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동 한 그릇에 반찬은 단무지소박한 6천 원짜리 이른 아침이지만맛있게 뜨끈하게 비워낸다거기에 아메리카노 한 잔4천 원이 좀 과하다 싶긴 해도그런 여유가 나쁘지 않다 서서히 사위가 밝아 온다오늘 하루도 힘차게 헤쳐나갈 듯하다 2024. 11. 8.
저수지 행 저수지를 왜 찾느냐는 질문은왜 사느냐는 질문과 같아서 뾰족한 대답이 궁하다 그저 어떻게 저수지를 찾느냐,에 집중할 따름 대부분의 저수지는 어떻게라는 질문이 무색할 정도로내비를 따라가면코앞까지 데려다준다 문제는 너무 크거나너무 작은 저수지이다 너무 크면 찾아가더라도어디서부터 어떻게 돌아야 할지엄두가 잘 나지 않고 이름도 얻지 못한 내비에 그저 파란 얼룩으로 표시된 어떤 곳은가는 길이 지리멸렬이다 이리저리 짱구를 굴려봐야막상 현장에 가면 산산조각나고야 만다머리도 머리지만손발을 부지런히 놀릴 수밖에 없다 이런 이름뿐인 저수지는웃자란 풀과 나뭇가지와 거미줄을 헤치며도달하고 나서야그제서야 겨우 길이 가까스로 보인다 2024. 11. 1.
밀양을 걷다 밀양에 갔다. 가까운 하양도 아니고, 그렇다고 언양도 아니고, 왜 밀양으로 향했던가? 온양은 멀고, 양양은 까마득해서 엄두가 안 났던가? 신애가 보고 싶었던 걸까?  약 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서 운전대가 불안하고, 아니 그보다도 자꾸만 운전대를 놓칠 것 같고, 악세레다와 브레이크가  헛갈릴 것만 같고.  [수정 중] 2024.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