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 및 감상/문예창작반(문창반)31 호적부 -- 이영광 나는 몇 줄의 활자 많은 피가 불려갔읍니다 본적 : 000 도 00 군 00 면 00 리 000 생년월일 : 19xx 년 x 월 x 일 성명 : 0 00 위의 사실은 틀림이 없음을 증명함 나 인듯, 나 인듯 캐비닛 속에 계시는 주인님, 활자귀신님 미안하지만 몇 방울의 피는 미증명입니다. [내재율 1호](1985) 2022. 3. 17. 일몰근경 -- 이영광 숨어있던 이 땅의 빛과 어둠이 모두 일어나 함께 하는 이 솔직한 일몰에 저는 필요합니까 오늘도 하늘에서 별을 거두는 것보다 한낮의 땅 위에서 사랑을 찾는 일이 더욱 어려웠읍니다. [내재율 1호](1985) 2022. 3. 17. 작은 섬 -- 길철현 고속버스 타고 대구로 가는 길 바람결에 날아가는 버스야 단조로운 풍경에 싫증난다 마술처럼 눈이 눈을 뜨게 하고 연못 한 귀퉁이에 떠있는 환상 너도 저 작은 섬의 아름다움 안다면 잠시만 천천히 달려주렴 [내재율 1호](1985) 2022. 3. 8. 세일즈맨의 노래 -- 여대운 등줄기가 젖은 줄도 모르고 오늘도 걷는다. 모가지 팔아 꺼져가는 걸음을 연명하나니 침묵을 노니는 자여 날 업고 뛰어라 기어라 한줄기 낙엽처럼 배고픈 연인의 어깨는 떨고 입이 열한 개, 거미줄 치더라도 못다 한 말조차 잊었노라 [내재율 1호](1985) 2022. 3. 8.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