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호수행

조례저수지(조례호수공원)-밤 풍경/순천 [전남 순천시 조례동](210629)[유가, 창녕, 광양, 순천, 그리고 장흥(210629 - 0701 첫째 날 8)]

길철현 2021. 8. 20. 11:48

(소개) 조례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된 것이었다가, 2010년도에 조례호수공원으로 탈바꿈했다. 한 바퀴 도는데 30분이면 넉넉하며, 주변에 녹지도 많고 또 야산인 쌈지숲도 연계해서 걸으면 좋을 듯하다. 순천 시민들의 좋은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듯하다.  

 

(여행기 계속) 상사호 휴게소에서 나온 나는 상사호길을 달려 하룻밤 묵을 순천으로 향했다. 이 때 머릿속엔 친구에게 보낼 MP3 플레이어에 필요한 이어폰과, 또 다른 친구에게 음악 파일을 저장해서 보낼 USB, 그리고 지난번 여행 때 거제도 모텔에 두고 온 무선 마우스 등을 어떻게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것을 두고 이런저런 궁리를 하고 있었다. 우선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 무선 마우스였으므로 나는 내비에 [순천 삼성전자서비스센터]를 치고 그 쪽으로 향했다. 중간에 땅고개길로 빠지는 것이 빠르기도 빠르고 재미있을 것 같아 그 길을 택했다. 용수동길과 만나는 지점 바로 위쪽에 [와룡저수지]가 있어서 서비스센터가 문 닫기 전에 서둘러 가야 한다는 압박감에도 불구하고 올라가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나는 이 저수지가 혹시 군대 가기 전 그러니까 1986년 가을에 들렀던 곳이 아닌가 하는 기대도 없지 않았으나 상수도 보호구역인 이곳은 거기는 아니었다(그 저수지는 그 다음 날 찾아갔고, 이 와룡저수지도 또 한 번 들르게 되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여행기에서 상술하도록 하겠다). 

 

이 때 시각이 저녁 7시 57분. 해가 정말 길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옥천길을 달려 내려와 순천 시내로 들어섰다. 소로를 지날 때 맛집들도 보이는 듯했고, 어떤 길을 달렸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마지막엔 봉화로를 달려 봉화터널을 지난 것은 분명하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맞은 편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우고 서둘러 갔더니 폐점까지 2,30분 정도 남아있었다. 2만원(그것도 회원가로)이라는 거금을 들여 사놓고 나니 다음에는 다이소나 이마트 등에서 샀다면 훨씬 싸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몰려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제 민생고를 해결해야 했다.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잊고 있었지만 내일 아침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조심해야 했다. 그래도 뭔가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다. [봉화터널]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니 [유생촌]이라는 돈까스 샐러드바라는 일종의 뷔페집이 나와서 거기로 들어갔다. 좀 늦은 시각이라 음식들이 다 떨어져가는 상태였지만, 나는 맥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었다. 

거기다 운 좋게도 이 지역은 모텔들도 많이 있는 번화가여서 나는 [하루]라는 모텔을 숙소로 정하고는 이 날의 마지막 여정으로 [조례호수공원]까지 걸어갔다. 오는 도중에 내비게이션에서 이 저수지가 계속 나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냈고, 자기엔 좀 이른 시각이기도 하고 해서 길을 나섰다. 

저수지까지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 한 바퀴 도는데 30분이 걸리지 않는 적당한 크기인데다가 주변에 녹지도 많아서 시민들의 휴식처로 안성맞춤일 듯했다. 

순천은 도시대상 대통령상을 여러 번 받았다.
내가 도착하기 직전에 공연이 끝난 모양이었다.
간이 미술관
사로의 둑이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형태이다

왕조1동행정복지센터, 홈플러스 등을 지나 숙소로 돌아왔다. 이 힘겨운 시기를 그래도 버텨나가는 점포들도 있고,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곳들도 눈에 띄었다. 사실 나 역시도 두려움 속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어쨌거나 정말로 길었던 하루가 드디어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