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호수행

210822 나들이(계곡지, 도곡저수지를 중심으로)

길철현 2021. 8. 23. 16:41

다섯 시간 정도 자유 시간을 얻어서 차를 몰고 떠났다(오늘 동생이 내려와 내일부터 며칠 간은 자유인데, 날씨가 변수다). 가창의 [상원저수지]에 들렀다가(8월 23일 자 글은 여기에서 중단이 되었다), 중앙고속도로 밀양 부근에서 본 상당히 큰 규모의 제방이 [도곡저수지]가 맞는지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 전에 지난번 [대구스타디움] 부근의 저수지를 찾았을 때 나무들 사이로 어렴풋하게 그 존재만 확인한 [계곡지]로 들어가는 길을 찾아보기도 했다. 카카오맵에는 등산로도 표시되어 있어서 분명 들어가는 길이 있을 듯했다. 선별진료소가 있는 [대구육상진흥센터] 옆 미술관로는 펜스가 있는데다 워낙 급경사라 들어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보여, 월드컵로로 접근을 시도해 보았다.

 

월드컵로 초입에 차를 세우고 산책을 겸해 탐사를 시작하자, 오래된 팽나무 한 그루가 나를 반겨주었다.

흔히 볼 수 있는 보호수가 느티나무인데 가끔씩은 팽나무도 눈에 띈다. 구분이 잘 안 가 인터넷을 살펴보니 이파리의 차이를 올려놓은 분이 있다. 왼쪽이 팽나무잎 오른쪽이 느티나무잎. 

인터넷 [꽃사랑의 자연생활]에서 가져옴

그러고 보니 화원 사문진 나루터에 있는 팽나무가 떠오른다. 5백년 된 이 나무는 사문진 나루터를 대표하는 명물 중의 하나이다. 

인터넷

처음에는 계곡지를 찾아들어가는 길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을 했다. 그러나, 등산로는 따로 보이지 않고 대부분의 길은 농원으로 이어지는 길이거나 밭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는데 밭으로 이어지는 길도 전기 펜스로 못 들어가게 했다. 

계곡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추정되는 이곳 또한 펜스로 막혀 있었다.

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는 [성지교회]가 있었고 이쪽으로 해서 안으로 들어가는 길도 없어 보였다. 

 

 

 

이쯤에서 포기해야 하는가, 하다가 미술관로를 지나다 아랫쪽에 통로가 있는 것을 보고는 그쪽으로 접근하면 될 듯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예전에 [원정지]에서 [송곡지]로 갈 때 이용했던 [월드컵로5길]을 따라 달리다 좌회전해서 올라가니 텃밭들이 나왔고, 일요일이라 밭에서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밭을 가꾸고 있었다. 머지 않은 곳에 계곡지 제방이 보였는데 거기로 이어지는 길은 사유지라 펜스로 막혀 있었다. 일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따로 올라가는 길은 없다고 했다. 

중앙에 보이는 농막은 반대편에서 들어올 때 보았던 농막이다

아쉽지만 [계곡지] 탐사는 이 정도에서 멈춰야 했다. 사유지를 침범하면서까지(자칫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면서까지) 찾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은 아니었고, 전후사정도 이 정도면 충분히 밝혔기 때문이었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청도IC로 빠져나왔다. 청도장례식장 옆의 소류지에 한 번 들르고 싶었던 것인데, 그 전에 [청고교육지원청]에 인접해 있는 신평지와 중평지를 찾았다. 

송읍길과 25번 국도를 달려 청도전문장례식장 옆 소류지를 찾았다. 이 소류지는 이름이 없고 철망 펜스로 막혀 있어 접근이 불가능했다. 

애초 계획에 있었던 [상원저수지]는 방향이 달라 건너 뛰고, 25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밀양강 건너 상동로로 좌회전 한 뒤 도곡저수지로 향했다. 이날 나들이는 밀양시 상동면의 고정리와 도곡리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도곡저수지로 가는 길에 고정소류지가 내비에 떠서 들러보았다.  저수지 중간의 바위가 반쯤 가라앉은 배처럼 보이는 것이 독특하다

고답로를 따라 올라가자 고속도로에서 보았던 댐 수준의 제방이 눈에 들어왔다. 

[도곡저수지] 안쪽 고답로가 끝나는 곳에는 [도곡저수지]란 이름을 가진 소류지가 하나 있었다. 저수지를 지저분하게 보이는 수초(이것의 이름이 뭔지 모르겠는데)가 가득 떠 있다.

이곳은 펜션인 듯
내려오는 길에 본 도곡저수지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와는 달리 고정2길을 따라 왔는데 모정지(모정1저수지)라는 소류지가 있었다. 물빛도 탁하고 수초들이 지저분하게 떠있어 별다른 매력도 특색도 없는 저수지이다. 

동창천을 가로지르는 중앙고속도로의 고정대교. 이 대교에서 도곡저수지의 제방이 보인다. 

상동로를 따라 조금 더 나아가자 고답로로 이어지는 소로에 고답지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소류지이다. 

고정리를 벗어나 1017번 지방도를 따라 나아가자 [박연정]이라는 정자가 나타났다. "조선 중기 무신인 박연정 김태허(1555~1620) 선생이 관직을 떠나 여생을 보내기 위해 지은 정자"인데, 문이 굳게 잠겨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좀 더 나아가자 매화지라는 정말 작은 소류지가 하나 우측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르막을 올라 주차를 하고 서둘러 사진을 찍고는 내려왔다. 

1017번 지방도로 상동로는 신곡리로 들어서면서 산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되었다. 

별빛성결교회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신곡3길을 타고 산으로 계속 올라갔다. 

신곡3길은 대충 아래 집이 있는 곳에서 끝이 났고 나는 차를 돌려 내려오다가 우회전하여 상동로로 나아가보았다.

상동로를 따라가면 신곡지로 가는 길이 있지 않을까 했으나 도로와 저수지 사이는 아득하기만 했다. 멀리에서나마 사진을 한 장 찍었는데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 저수지 사진은 못 찍을 뻔 했다. 

저수지 아래 신곡1길로 해서 저수지로 올라가보려 했더니 제방으로 올라가는 길이 없었다. 무리를 하는 것도 싫고 해서 제방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제방 옆 사로는 많은 비로 인해 폭포를 이루고 있고 그 옆에는 남자 두 분이 뭔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매화교를 건너가서 사진을 한 장 찍어보았다. 

다섯 시간 가량의 짧은 나들이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