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이야기/고흐 시편

밤의 카페 -- 별이 된 꿈 -- 정진규

길철현 2022. 2. 21. 21:08

저마다 그의 어둠들에게

독하게 엎지른 술들이

별들로 튀어나와서

뒹굴고 있었다

마을의 우체국장도 마을 사람들도

카페의 주인도

모두 쓰러져 잠이 들었다

하늘로 가고 있었다

날개는 달지 않았다

알몸이었다

별이 된 꿈을 꾸고 있었다

비어 있는 술병들이

비어 있는 나무의자들이

슬프게 조금 흔들렸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술잔 하나가 혼자서 굴러 떨어졌다

아침까지 갈지는 의문이었다

모두 깨어나지 않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