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이야기/고흐 시편

고호의 편지 -- 김종원

길철현 2022. 3. 8. 08:57

빈센트 반 고호에게 있어

편지는 

그림만큼 소중한 것.

 

끓어 오르는

유혹의 불길

안으로 익혀 삭이며

 

고향의 아우와 마주 앉은

그 씁쓸한

겨울 램프의 가슴앓이.

 

황금 여울 보리밭에서

추운 까마귀

만장처럼 날려 보낸 뒤

 

아픈 귀

중절모로 감추고

그가 마지막 남긴 것도

 

색칠한 서른 일곱

아까운 생애 가로 가로 지른 

어머니의 편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