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이야기/고흐 시편

죄수들의 보행 -- 이능표

길철현 2022. 3. 16. 08:43

그들 중 몇은 낯익은 얼굴이다. 

더러는 고개를 꺾고 있지만

투박한 어깨와

걸음걸이만 보아도 누군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알 수 있다.

죄수 김갑돌, 박갑순, 김철수, 이영희······

반가운 얼굴들이다.

 

새들과

몇 쌍의 금붕어도 있다.

 

자유롭게, 또는 공기도 없이

살아온 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