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여는 말

쓰지 못한 글들

길철현 2022. 6. 6. 10:03

어떤 글은 별 생각도 없었는데 술술 잘 풀리기도 하지만

또 어떤 글은 아무리 애를 쓰도 진척이 되지 않고 

시도 자체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이런 글들(글감이라는 말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중 다수가 

가장 써보고 싶은 글이라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와는 약간 다른 경우지만 

체험을 하는 중--그 대표적인 예가 여행이리라--에는 열심히 메모도 하면서 

머릿속으로 글을 써나가지만

막상 그 체험이 끝난 다음에는 '나 몰라라'하고 덮어 버리는 케이스도 많다.

이렇게 되고 마는 데에는 나의 게으름과

자칫 헛된 에너지 소비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작용한다고 봐야할 것이다.)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음에도 써야겠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 글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의성, 광백저수지, 전국 일주, 영국 여행기 등이다.

 

이번 기회에 다시 도전해 보려는 글은 2001년 4월 13일부터 20일까지 했던 전국 일주 중에서도 지리산을 밤새도록 걸은 일이다. 이 일을 적기 위해 이제는 고장난 [미니 카세트 녹음기]도 거금?을 들여 다시 구입했다. 당시 나는 메모를 대신해서 여행 중에 녹음을 하곤 했는데, 이 여행에서 21년 전의 내가 어떤 말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번의 도전이 예전의 실패를 번복하지 않고 돌파구를 마련해 나아갈지는 미지수이다. 이미 여러 가지 장애들이 발생하고 있어서 전망이 밝지는 않다. 그래도 침착하게 밀고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