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여는 말

시끌벅적

길철현 2022. 11. 12. 11:11

지구가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건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제로의 확률을 거스르는 기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구는 현재 인간으로 들끓고 있다

인구가 늘고 인간의 과학 기술의 발달이 나은 부작용이지만

이 또한 역설적으로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을 망칠

힘을 가질 정도의 존재가 되었다는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세상이 시끄럽기 짝이 없고

우리나라도 온갖 목소리로 시끌벅적한데

또 몇 년만의 초대형 사고로 침울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나의 하루를 살아야 한다

치매에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돌봐야 하고

갑자기 찾아온 요통도 다스려야 하고

밀린 여행기도 꾸준히 써야 한다

몸무게를 잘 조절해야 하고 

탁구 실력도 잘 유지해나가야 한다

세상이 시끄러운 것만큼

조용해 보이는 나도 시끌벅적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