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 및 감상

이하석 - 폐차장

길철현 2023. 4. 27. 12:03

폐차장의 여기저기 풀 죽은 쇠들

녹슬어 있고, 마른 풀들 그것들 묻을 듯이

덮여 있다. 몇 그루 잎 떨군 나무들

날카로운 가지로 하늘 할퀴다

녹슨쇠에 닿아 부르르 떤다. 

눈비속 녹물들은 흘러내린다, 돌들과 

흙들, 풀들을 물들이면서. 한밤에 부딪치는 

쇠들을 무마시키며, 녹물들은 

숨기지도 않고 구석진 곳에서 드러나며 

번져 나간다. 차 속에 몸을 숨기며

숨바꼭질하는 아이들의 바지에도 

붉게 묻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