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 및 감상/한국현대시
김명수 - 풍선
길철현
2023. 8. 19. 07:30
풍 선
김명수
비 개어
푸른 하늘
바람도 한 점 없는
높은
허공에
어미의 탯줄에서
버려진
아이
푸른 하늘 멀리 멀리
가고 있는
아이 . . .
김명수. "월식". 민음사. 1980.
- 난해한 시들은 또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은 쉬우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시에 눈과 귀가 먼저 가닿는다. 멀리 날아가고 있는 풍선에서 '버려진 아이'를 떠올린 이 시는 단순하면서도 인간의 보편적 운명의 한 단면, 세상에 단독자로 서야 한다는 불안과 위험과 자유?를 잘 포착하고 있어서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