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번지

길철현 2023. 10. 20. 18:48

떨어짐의 두려움보다

떨어지지 않는 떨어짐의

호기심이 더욱 강렬했다

 

발이 머리 위로 올라서자

떨어지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잠시 주변을 바라보는 것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무한한 자유에 가닿다가

 

죽음은 누군가가 지어낸 거짓이라고

삶 또한 믿을 수 없다고

말들이 뒤엉키다가 분해되다가

 

급기야

내 삶은 시작하기도 전에

죽어나가 떨어졌다는 생각 하나가

 

(20241206)

 

 

 

 

 

 

 

 

 

 

 

 

 

 

 

 

 

 

 

 

 

 

두려움보다

떨어지지 않는 떨어짐의

호기심이 더욱 강렬했다

 

발이 머리 위로 올라서자

떨어지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잠시 주변을 바라보는 것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볼 생각은 

애시당초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이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무한한 자유에 가닿다가

 

그리하여

죽음은 누군가가 지어낸 거짓이라고

삶 또한 믿을 수 없다고

말들이 뒤엉키다가 분해되다가

 

문득

내 삶은 시작하기도 전에

죽어나가 떨어졌다는 생각 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