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아름다울 저수지
길철현
2024. 11. 11. 06:31
제방이 모습을 드러내자
정체 모를 퀘퀘한 악취가 코를 어지럽히더니
저수지 바로 옆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들이 내뿜는 굉음 귀를 강타하고
제방 위에는 가시엉겅퀴며, 쇠뜨기며, 비름
거기다 외래종인 돼지풀과 가시박에다
군데군데 관목까지 엉키고 설켜서
한 발 내디딜 엄두가 나지 않는데
물가의 빈 농약병이며, 술병에다
너저분한 각종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탁하다 못해 거무튀튀한 물빛을 부추기니
상류 야산에 누런 잎을 매달고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마저 처량하다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