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 및 감상/문예창작반(문창반)
[내재율 제3집] 홍순오(86) -- 가을에
길철현
2024. 11. 21. 05:34
가을에
홍순오(86)
활대 휘저으며
음표 하나씩 툭툭 터뜨리고
언덕 넘어가는 소리
아직 열기로 남은 가슴만은
함께 보내지 말아야지.
온해[百日]는 길었지만
북향 가라 가라
애처로운 손짓에도
모질게 남은 날기짓
어제는 왜
이유없는 떨림으로 휘파람도 불며
오지않을 사람을
기다려야 했던가.
눈을 살짝 감으면
글썽이는 눈물마저 몰고다니는 오후
시려오기 전
채곡채곡 쌓아두는
가을소리.
*날기짓 - 날갯짓의 오기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