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안동, 청량산 경북 북부 나들이(20250420) 6 고운사
10시 25분. 이날의 첫 번째 목적지인 <고운사>에 도착했다. 그런데, 고운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최치원문학관>이 있었고, 여기에 왜 최치원문학관이? 하다가, 고운사라는 이름이 최치원의 호에서 왔을 거라는 생각이 퍼뜩 머리를 스치고 지났다. 문학관에 한 번 들러볼까 하는 생각을 다지기도 전에 문학관은 처참한 몰골로 모습을 드러냈고 나는 계속 차를 몰아나갔다. 길 양 옆으로는 전국의 유명 사찰들에서 보내온 현수막들이 즐비했다.
차량 출입을 막고 있지 않아서 차를 몰고 안으로 더 들어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니 치료 중인 나무들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갑자기 바람이 일기도 하고, 또 언제 비가 올지 알 수 없어서 휴대용 배낭에 접이우산을 하나 챙겨 넣었다(빗방울이 간간히 흩날렸다).
이 분들도 우산 없이 들어가려다가 우산을 챙기러 차로 갔다.
천왕문을 지나자 화마가 얼마나 무자비하게 고운사를 습격했는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피해를 입지 않은 건물들이 있다는 것이 도리어 신기할 정도였다. 스님들은 산불이 닥치기 전 중요한 몇 가지 물품만 챙겨서 몸을 피했다고 한다.
오른쪽으로 올라가 통일 신라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삼층석탑을 보았다. 보존 상태가 좋지 않고 규모도 작은 편이다.
부처님 오신 날이 멀지 않아 대웅전 앞 마당엔 연등이 가득하다. 나는 화재 복구에 조그마한 보탬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의미에서 복전함에 이만 원을 시주했다.
약사전, 아거각, 적묵당은 모두 전소되고 말았다. 약사전 내부에 있던 석조여래좌상(보물)도 대좌가 소실되고 말았다고.
기로소 : 조선시대 관직에서 물러난 문신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관청.
불은 부처님이 계신 곳이라고 비켜가지 않는다는 걸 재확인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차를 몰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