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컬러. <소쉬르>. 이종인. 시공사(1998)[Jonathan Culler. Ferdinand de Saussure. Cornell(1986) 9
영향
(124) 현대 언어학에 미친 소쉬르의 영향 두 가지
1. 소쉬르가 볼 때 언어학자의 임무는 언어를 단위와 관계의 체계로 분석하는 것이었다. 언어학을 한다는 것은 언어 단위, 그 단위 간의 관계, 그 단위들의 조합 규칙을 규정하는 것이었다. 일부 언어학자는 이 방향으로 이따금씩 고개를 돌리기도 했지만, 소쉬르 이전의 언어학자들에게서는 이러한 연구 태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소쉬르 이후 이러한 연구 태도가 언어학 연구의 표준이 되었다.
(125) 그의 가장 중요하고 독창적인 기여는 언어학 자체의 핵심으로 자리하게 된 고요한 영향력이다. 실제로 소쉬르에 의해 시작된 구조주의 언어학은 현대 언어학의 주요 학파를 망라한다.
* 프라하 학파 - 로만 야콥슨(Roman Jakobson) 등
* 코펜하겐 학파 - 루이 옐름슬레우
* 기능주의자 - 영국 언어학자들 포함
* 미국 구조주의
* 노암 촘스키(Noam Chomsky)와 기타 변형문법학자
2. 소쉬르의 독창적인 사상은 아닐지라도 그가 진작시킨 특정 개념들이 끼친 영향. 연대 언어학의 여러 발달은 이 개념의 정확한 성질과 중요성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랑그와 파롤의 구분
* 공시태와 통시태의 분리
* 언어를 다양한 층위에서 작용하는 연사적이고 계사적인 관계의 체계로 보는 관점
1) 랑그와 파롤
(126) 1933년 영국의 언어학자인 알란 가디너(Alan Gardiner) - '파롤'(발화 speech)과 '랑그'(언어 language)의 구분에 주의를 기울인 것은 소쉬르의 공로이다. 이 구분이 가져온 파급효과는 엄청나게 커서, 조만간 모든 과학적인 문법 연구의 필수불가결한 바탕이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127) 어떤 것이 랑그에 속하고 또 어떤 것은 파롤에 속하는가? 확정하기 쉽지 않음.
1.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 랑그는 전적으로 추상적이고 형태적인 체계이다. 소리와 관계되는 것은 모두 파롤에 속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단위가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다고 해도 영어는 여전히 본질적으로 똑같은 언어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발음에 차이가 있음]
2. (사회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 이 기준을 따르면, 첫 번째 견해를 수정해야 한다. /b/가 유성 양순파열음이고 /p/는 무성 양순파열음이라는 사실은 개별 화자가 영어를 계속 말하려면 음소를 다르게 발음하지(realize)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언어 체계와 관련된 사실이다. [하지만 발음도 동일성의 범위를 넘어서버리면 안 된다는 점.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점]
3. (심리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material)) 다른 음성적 특징들도 랑그에 포함시켜야만 한다. 왜냐하면 억양과 발음의 차이가 개별 화자에게 있어서 심리적인 현실이기 때문이다.
- 루이 옐름슬레우의 구분 - 도식(schema), norm(규범), 용례(usage), 파롤(parole)
1. 파롤 : 단수니히 개별적인 발화 행위이므로 그 자체로는 체계의 일부가 아니다.
2. 용례 : 통계적 규칙성으로 다른 발음이나 언어적 요소의 다른 소용의 빈도를 통계화할 수 있다. 화자는 용례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자유를 지닌다.
3. 규범 : 개별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규범은 통계적으로 기술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규칙에 의해 재현된다(예 : /p/라는 음소는 영어에서 무성 양순파열음으로 발음된다).
4. 도식 : 가장 추상적인 구조 개념으로 음성적 실체에 대한 언급은 없다. 언어 요소들은 추상적 관계 용어로 규정된다(/p/와 /b/의 대비는 /t/와 /d/의 대비와 같고, 이들 차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실제적인 특징을 사용하는가 하는 것은 관심사가 아니다).
128) 프라하 학파 : 랑그를 도식과 규범의 결합으로 봄
이들은 음성학과 음운론을 구분하면서, 음운론은 어떤 음소적 차이가 의미의 차이와 연결되는지를 조사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 분리된(고립된 isolated) 음운적 (변별) 특징은 발음 용어(articulatory terms) 설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별적인 특징을 논한 야콥슨의 영향력 있는 설명을 따르자면, 유성음 대 무성음과 같은 대립은 추상적 특징일 뿐만 아니라 물리적이거나 음성적인 규범이기도 하다. [음운론과 음성학이 도식이기도 하지만 규범이기도 하다?]
129) 다니엘 존스(Daniel Jones)와 영국 언어학자들 : 용례도 랑그에 포함시킴(음소를 소리의 "가족"(family)로 규정)
언어의 음운론적인 체계를 설명하는 것은 기능적 규범과 추상적인 도식뿐만 아니라 언어적 용례를 설명하는 것이다.
-- 옐름슬레우와 언리학(Glossematics) 지지자 : 랑그는 추상적인 도식
음성적 특성은 음소를 설명하는 방식에 전혀 포함되지 않음. [음운론만 포함?]
-- 통사적 층위에서 무엇이 랑그에 속하고 무엇이 파롤에 속하는가에 대한 소쉬르의 견해는 더욱 모호하고, 미결정적이며, 의심의 여지가 많다.
그는 문장을 개인적 선택의 산물로 보고 문장을 랑그의 실재라기보다는 파롤의 예로 다루었다. 이 경우 소쉬르가 문법 형태로서의 문장 자체와 문장이 말로써 실현되는 발화를 구분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쉬르는 관용적 어구는 언어 체계의 일부라고 보았고, "규칙적인 패턴 위에 형성된 문장이나 단어의 집단"조차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규칙적인 패턴"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가를 고심하려고 하지는 않은 듯하다. 그는 연사적 결합의 층위에서 "집단적 용례의 예인 랑그 현상과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좌우되는 파롤 현상 사이에는 뚜렷한 경계가 없다"고 결론을 짓는다(<강의> 173)
(130) 소쉬르는 문장을 언어 체계 내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소쉬르의 통사론 개념은 아주 취약해 보인다.
언어는 서로 연관된 단위 체계 이상의 것이다. 언어를 구성하는 관계는 또한 규칙의 체계이다. 촘스키는 이 측면에 초점을 맞춰 소쉬르의 랑그와 파롤을 능력(competence)과 수행(performance)이라는 자신의 개념으로 대치했다. 능력은 화자가 숙지한 내재된 규칙의 체계이며, 능력을 설명한다는 것은 언어를 그 요소들과 그 요소들의 결합 규칙을 찾아 분석하는 것이다. 촘스키는 "소쉬르가 아주 명료하게 강조했듯, 문법이 제공하는 내재적 능력(intrinsic competence)을 기술하는 것과 실제 수행을 설명하는 것을 혼돈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더 나아가 소쉬르에 대해 이렇게 지적한다.
[소쉬르는] 랑그를 기본적으로 문법적 특성을 지닌 기호의 저장고로 보았다. 즉 단어와 같은 요소들, 고정된 어구, 아마도 한정된 구절의 유형, 이런 것들의 저장고로 보았다. 따라서 그는 문장 형성의 근저에 놓인 반복적인 과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문장 형성을 랑그라기보다는 파롤의 문제로, 체계적인 규칙이라기보다 자유롭고 자발적인 창조로 간주한 듯하다. 소쉬르의 이론에는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언어 사용에 포함되어 있는 "규칙을 준수하는 창조성(규칙에 의해 지배되는 창조성 rule-governed creativity)"이 없다. (Current Issues in Linguistic Theory 23)
(131) 소쉬르는 일상 언어의 창의성은 잘 인지하고 있었으나, 사람들이 전적으로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과 언어가 유형적인 구절(phrase types)이 있다는 사실을 조화시킬 방법을 몰랐다. 그에게 부족했던 것은 규칙의 체계가 가능하게 하는 개인적인 창의성, 즉 규칙을 준수하는 창조성이라는 개념이었다. 그는 무한한 문장을 위해 (구조적 기술을 발생시킬) 유한한 규칙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유한한 규칙으로 무한히 많은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촘스키는 규칙이 거듭거듭 되풀이해서 적용될 수 있는 반복적 규칙으로 할 수 있다고 말한다(예: 명사구에다 관계사절을 계속 붙이는 것. The is the dog that chased the cat that worried the rat that ate the cheese).
한 언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비록 전에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문장일 지라도 그것이 그 언어의 규칙에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고, 그들 스스로도 문법에 맞는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사실은 문장이 언어 체계의 단위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충분한 증거이다. 소쉬르가 문장을 언어 단위로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한 실패였다.
2) 공시태와 통시태
(132) 공시태의 우위는 받아들여졌지만, 언어적 변화를 논의하는데 있어서 소쉬르가 제기한 기초적인 이론적 문제, 즉 정확히 어떤 것이 공시적 관점이고 또 어떤 것이 통시적 관점인가라는 문제를 명확하게 밝히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133) 공시태와 통시태의 구분을 극복하려는 두 종류의 주장 -- 많은 언어학자들이 이 구분을 극복하고 초월해서 지구적이고, 종합적인 언어관을 성취해야 한다고 확언
1. 어떤 시기에도 공시적 체계는 통시적 요소를 포함한다(예 고어, 신조어, 사라지는 과정 중에 있는 구분 등 [honos honor]).
"매 순간 언어는 확립된 체계와 진화를 내포하며, 매 순간 언어는 현재의 제도이며 동시에 과거의 산물"이라고 소쉬르가 명확하게 밝히고 있듯이 이러한 반대는 소쉬르의 논점과는 관련이 없다. 공시태와 토시태는 언어의 두 유형의 요소가 아니라 두 가지 접근 방식인 것이다. 어떤 시점에서 고어(archaic)로 인식되는 용어는 공시적 분석에서는 그렇게 규정될 것이지만, 이것은 역사적 연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예를 들어 화자가 고어로 느낀 말이 실제로는 다른 언어로부터 새롭게 차용한 것이라고 해도 공시적 설명에서는 차이가 없다).
2. 프라하 학파의 언어학자들은 언어의 변화가 맹목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체계적, 즉 체계의 기능(작용 function)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변형문법의 문맥 속에서 음운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반 소쉬르의 입장을 취했다. 소쉬르는 소리의 변화가 언어 체계 바깥에서 일어나는, 파롤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인이라고 주장한 반면, 다른 언어학자들은 이제 소리의 변화가 언어 체계 내에서 일어나며, 문법적으로 규정된 요소에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덧붙여 소리의 변화는 발화 요소의 진화라기보다는 규칙에 있어서의 변화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고 논증한다(예 knowledge와 acknowledge의 경우: 문법 구조에 따라).
(134) 그렇긴 하지만 변화에 대한 목적론적 견해(언어 체계가 다른 상태를 "추구"하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난다)에 소쉬르가 반대한 것이 폐기되어야 할 입장인지는 불분명하다. 확실히 많은 변화는 목적론적 용어로는 잘 해명이 되지 않는다(예 foot - feet). 그리고, 반증 사례들은 언의 변화의 공시적 현상을 통시적 현상과 혼동한 경우가 많다.
3) 언어 체계 속의 관계
(135)소쉬르는 언어학에서의 동일성이라는 문제와 언어 기호의 특성(자의성)을 깊이 숙고한 다음 언어는 서로서로의 관계만이 모든 요소를 규정하는 차이의 체계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론적인 관점에서는 이 결론은 흠잡을 데가 없지만, 실제로 언어를 분석할 때면 실증적 측면(적극적 용어 positive terms)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바꿔 말해 언어를 순전히 관계의 체계로 분석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언어학자는 전체 언어를 순전히 관계적인 체계로 다룰 때 보다는 특정 유형의 관계 혹은 제한된 사례의 관계를 조사할 때 좀 더 성공적이었다.
1. 이항 대립의 경우
음운론 분야에서 대부분의 작업은 소리의 지속을 몇몇 변별적 특징의 교차점으로 규정되는 별개의 요소로 환원시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야콥슨은 각각의 변별적인 특징은 "구체적 차별성을 보여주는 대립적인 두 용어"(예: 무성음에 대립되는 것으로서의 유성음) 사이의 선택을 포함한다고 말한다. 사실, 야콥슨과 다른 언어학자들은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이항 대립을 사용하는 것은 단지 방법론적인 장치일 뿐 아니라 언어 자체의 성질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한다. 이항 대립은 가장 자연스럽고 경제적인 방식이다. 아이가 언어를 접하기 시작할 때 배우는 첫 번째 작동원리이자, 보다 일반적으로 이항 대립은 모든 생각의 공통분모이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소쉬르와 소쉬르의 전통이 언어와 생각 사이의 연결고리를 재확립하는 것(근본적인 구조화 작동의 층위에서)을 보게된다.
2. 연사관계와 계사관계
(136) 소쉬르 이후 발달한 다양한 문법 기술 이론들 간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연사 관계의 본질과 그 관계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한 불일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견의 불일치는 언어 층위에서의 상하구조라는 개념은 기술 이론의 범주에서는 공통적이다(언어 층위의 상하구조라는 개념은 한 층위의 구성요소(예를 들면 음소)가 결합하여 다음 층위의 구성요소(예를 들면 형태소)를 형성하며, 이들 요소의 결합 잠재력이 그들을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데, 관계를 결정하는 다양한 요인들에 어느 정도 가중치를 줄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 예를 들어, 유사한 발화들을 택해, 그것들을 형태의 연쇄로 보아 서로 다른 지점에서 분리한 뒤, 그렇게 고립된(분리된 isolated) 요소들이 다른 연쇄로 들어가는 결합을 연구해야 하는가? 아니면 언어 요소가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 이론으로 시작하여, 결합하여 그 기능들을 수행하는 요소들을 규명해야 하는가? [앞의 것은 귀납적이고 뒤의 것은 연역적? 앞의 것은 개별적 사례로 부터 이론적 가능성을 추적하는 것이고, 뒤의 것은 이론에서 출발하여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
(137) 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이 등장한 이후에야 소쉬르가 정의한 대로의 연사적 요소와 계사적 요소의 중요성이 축소되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문제는 대치되었을 뿐이다. 다양한 종류의 계사적 부류(classes)가 규칙이 작동하는 부류로, 규칙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류로 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규칙 자체도, 소쉬르가 통사론 과정을 좀더 적절히 준비하여 관계에 대한 설명을 확장했더라면, 연사적 관계로 보았을 것의 재현이다. [?] [연사적 관계가 변형생성문법에서는 규칙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변형문법의 최근 성과들은, 비록 차원은 다르지만, 소쉬르가 표명한 견해 쪽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언어 단위들의 결합 과정을 엄격하게 살펴보면, 형태론적 결합과 통사론적 결합 사이에는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소쉬르는 언어학이 기호와 기호 체계를 다루는 학문인 기호학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지만, 후대 언어학자들은 언어학이 기호학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소쉬르의 주장을 묵살했다. 이와 반대로 기호학은 언어학이 아닌 다른 많은 분야의 사람들에게 옹호받게 되었다.
3) 언어 체계 속의 관계
(135)소쉬르는 언어학에서의 동일성이라는 문제와 언어 기호의 특성(자의성)을 깊이 숙고한 다음 언어는 서로서로의 관계만이 모든 요소를 규정하는 차이의 체계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론적인 관점에서는 이 결론은 흠잡을 데가 없지만, 실제로 언어를 분석할 때면 실증적 측면(적극적 용어 positive terms)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바꿔 말해 언어를 순전히 관계의 체계로 분석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언어학자는 전체 언어를 순전히 관계적인 체계로 다룰 때 보다는 특정 유형의 관계 혹은 제한된 사례의 관계를 조사할 때 좀 더 성공적이었다.
1. 이항 대립의 경우
음운론 분야에서 대부분의 작업은 소리의 지속을 몇몇 변별적 특징의 교차점으로 규정되는 별개의 요소로 환원시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야콥슨은 각각의 변별적인 특징은 "구체적 차별성을 보여주는 대립적인 두 용어"(예: 무성음에 대립되는 것으로서의 유성음) 사이의 선택을 포함한다고 말한다. 사실, 야콥슨과 다른 언어학자들은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이항 대립을 사용하는 것은 단지 방법론적인 장치일 뿐 아니라 언어 자체의 성질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한다. 이항 대립은 가장 자연스럽고 경제적인 방식이다. 아이가 언어를 접하기 시작할 때 배우는 첫 번째 작동원리이자, 보다 일반적으로 이항 대립은 모든 생각의 공통분모이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소쉬르와 소쉬르의 전통이 언어와 생각 사이의 연결고리를 재확립하는 것(근본적인 구조화 작동의 층위에서)을 보게된다.
2. 연사관계와 계사관계
(136) 소쉬르 이후 발달한 다양한 문법 기술 이론들 간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연사 관계의 본질과 그 관계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한 불일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견의 불일치는 언어 층위에서의 상하구조라는 개념은 기술 이론의 범주에서는 공통적이다(언어 층위의 상하구조라는 개념은 한 층위의 구성요소(예를 들면 음소)가 결합하여 다음 층위의 구성요소(예를 들면 형태소)를 형성하며, 이들 요소의 결합 잠재력이 그들을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데, 관계를 결정하는 다양한 요인들에 어느 정도 가중치를 줄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 예를 들어, 유사한 발화들을 택해, 그것들을 형태의 연쇄로 보아 서로 다른 지점에서 분리한 뒤, 그렇게 고립된(분리된 isolated) 요소들이 다른 연쇄로 들어가는 결합을 연구해야 하는가? 아니면 언어 요소가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 이론으로 시작하여, 결합하여 그 기능들을 수행하는 요소들을 규명해야 하는가? [앞의 것은 귀납적이고 뒤의 것은 연역적? 앞의 것은 개별적 사례로 부터 이론적 가능성을 추적하는 것이고, 뒤의 것은 이론에서 출발하여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
(137) 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이 등장한 이후에야 소쉬르가 정의한 대로의 연사적 요소와 계사적 요소의 중요성이 축소되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문제는 대치되었을 뿐이다. 다양한 종류의 계사적 부류(classes)가 규칙이 작동하는 부류로, 규칙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류로 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규칙 자체도, 소쉬르가 통사론 과정을 좀더 적절히 준비하여 관계에 대한 설명을 확장했더라면, 연사적 관계로 보았을 것의 재현이다. [?] [연사적 관계가 변형생성문법에서는 규칙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변형문법의 최근 성과들은, 비록 차원은 다르지만, 소쉬르가 표명한 견해 쪽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언어 단위들의 결합 과정을 엄격하게 살펴보면, 형태론적 결합과 통사론적 결합 사이에는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소쉬르는 언어학이 기호와 기호 체계를 다루는 학문인 기호학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지만, 후대 언어학자들은 언어학이 기호학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소쉬르의 주장을 묵살했다. 이와 반대로 기호학은 언어학이 아닌 다른 많은 분야의 사람들에게 옹호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