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탁구 이야기

2024년 탁구 이야기 - 2023년을 정리해 본다(20240111)

by 길철현 2024. 1. 11.

새로 한 해가 문을 연지도 열흘 이상 지났다. 이제 나이를 먹는 것이 달가울리는 없으므로 소위 윤석열 나이를 적용해  쉰일곱이라고 적어본다. 이렇게 적어 놓으니 아직은 그래도 젊다는 느낌까지 든다.

 

작년 년초에는 불면증과 약간의 우울증 때문에 꽤 고생을 했다. 그래서, 탁신 동우회의 회장직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대구에서 서울까지 오르내린다는 게 힘이 많이 들었고, 총무 일까지도 도맡아 하다 보니 신경 쓸 것이 많았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불면증으로 탁구를 제대로 치지 못했음에도 탁구장 리그전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내었다는 사실이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수면 부족으로 피곤하고 멍한 상태에서 억지로 시합에 참가를 했는데, 입상을 여러 번 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부딪혀 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일깨워주었던가?

 

활력을 찾은 뒤 탁구에 몰두했는데, 4월 대구로 내려온 다음 처음으로 나간 체육관 시합인 달서구청장기에서는 단체전 우승, 개인전 3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오랜만에 나간 전국대학탁구 OB시합에서는 젊은 친구들의 파워와 스피드를 이겨낼 수 없어서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5월에는 김희준 코치와의 레슨을 재개하여 부족한 백핸드드라이브를 보완하기 위한 연습을 집중적으로 해나가갔다. 그리고 의욕이 넘쳐 7월에는 송승훈에게 선물 받은 엑시옴의 조대성 라켓으로 바꾸고 앞면 러버도 테너지64에서 05로 바꿔 탁구에 더욱 매진했으나, 9월 말 추석을 앞두고 허리 근육통으로 열흘 이상 라켓을 놓아야 했다. 바로 그전인 9월 23일 달서구 협회장기에서는 단체전 우승, 개인전 8강으로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으나, 단체전은 사실 멤버가 좋았고 또 같은 팀들의 양보를 받아 본선에서 한 게임도 뛰지 않고 거둔 성적이었다.

 

처음엔 좀 어렵더라도 조대성 라켓으로 드라이브 회전력을 극대화하고, 백핸드에서의 장점을 살리자고 되뇌었지만, 드라이브보다는 스매싱이 주무기인, 바꿔 말해 때리는 것이 주득점원인 나에게 조대성 라켓은 결론적으로 맞지 않았다. 10월 21일에 다시 애멀타트로 복귀했다. 대신에 앞면 러버는 원래대로 테너지64로 돌아가지 않고 05를 그냥 쓰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10월 말에 1주일 간의 일본 여행, 11월 말에 다시 재발한 허리 근육통으로 또 10일간 탁구를 쉬었다. 실력은 회복되지 않았고 까다로운 상대들에게는 연패를 거듭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12월 17일 탁신 송념 모임에서 개인전에서 3위를 거둠으로써 꺼져가던 불씨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작년 후반기부터 시합에 별로 나가지 않았는데 올해는 다시 시합에도 부지런히 참가하자는 생각에 1월 1일 효성리그전에 참가했는데 본선1회전에서본선 1회전에서 강자인 정재훈(대구 3부)을 만나 0대 3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6일 토요일에 다시 효성리그전에서 본선 1회전에서 까다로운 전형(한 면이 숏핌플이었는데 돌려가면서 쳤다)을 만나 2대 3으로 지고 말았다. 올해 들어서 두 번 연속 1회전 탈락이었다.

 

하지만 정재훈과의 게임 이후 공을 좀 더 파워있게 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백핸드가 많이 올라왔다. 부상 당하지 않게 몸 관리를 잘 하면서 다양한 전형과의 실전 감각을 좀 더 익힌다면 올해에도 대구 4부(전국 부수는 이제 5부로 내려야 할까?)로는 아직 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