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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213

이동림 - 일흔에 쓴 창업일기. 산아래 시. 2023. 오늘 출판사를 하시는 분이 SNS에 '요즈음처럼 책이 안 팔리는 상황에서 출판사를 하는 분들이 존경스럽다'는 메시지를 올려 놓은 걸 보았다. 현재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과 더불어 출판업은 일종의 사양 산업으로 인식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은데, 이분은 일흔의 나이에 '산아래 시'라는 시 전문 서점을 내고, 또 자신의 창업 과정을 담은 책도 내었다. 사람들은 원래 책을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나 요즈음처럼 영상매체가 대세인 시기에 책을 읽는다는 것, 그 중에서도 어떻게 보면 제일 따분할 수도 있는 시를 읽는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자, 또 한편으로는 언어의 한계와 맞닥뜨리는 일이기도 하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이 서점을 나는 두 번 들렀다. 우리의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지? 그 흐름에서 .. 2024. 2. 15.
다자이 오사무 - 인간 실격. 김춘미. 민음사. 1948(2004). - 읽고 나서 이 작품의 주인공 요조는 한 마디로 사회 부적응자이고, 또 다르게 보자면 인간 사회의 무서운 이면, 이기심, 위선, 생존 경쟁 등을 고발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긴 해도 모더니즘 작품의 주인공, 이상의 '날개'의 주인공의 한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인물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1940년에 발표된 '직소'는 유다의 배신을 다룬 작품으로 예수에 대한 사랑과 질투, 실망 등이 뒤엉킨 작품이다. - 발췌 (인간 실격) - 서문 11) 그 얼굴에는 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상조차 없다. - 첫 번째 수기 17)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아무래도 인간을 단념할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익살이라는 가는 실로 간신히 인간과.. 2024. 2. 11.
나혜석 - 조선 여성 첫 세계 일주기. 가가날. 2018. 나혜석(1896-1948)/ 1927-1929 - 읽고 나서 나혜석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인물이다. 한 마디로 그녀는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인 신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라는 타이틀을 가졌고, 또 유부녀임에도 유부남(?)인 최린과의 연애 사건으로 당시 조선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그녀는 자유분방하고 당대 관습과 맞지 않는 도발적인 사고 등에 대한 사회적 압박감으로 정신병을 앓다가 결국에는 행려병자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녀는 변호사였던 남편과 함께 2년 동안 구미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처음이라고 할 만한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 구미 각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소감을 기록한 이 글은(화가로서의 시선이 두드러진다) 소련을 .. 2024. 2. 1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이영의. 민음사. 1962(1998). - 읽고 나서 솔제니친은 자신의 수용소 체험을 바탕으로, 다른 날과 별로 다르지 않은 수용소에서의 하루를 담아내었다. 독재 권력 아래에서 인간의 인권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시되고, 개개인은 생존을 위해 또 얼마나 몸부림쳐야 하는지를 가감없이 살려내었다. 문학이 힘을 갖는 것은 바로 이러한 때일 것이다. - 발췌 - 슈호프(이반 데니소비치) 23) 수용소 생활에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아침 식사 시간 십 분, 점심과 저녁 시간 오 분이 유일한 삶의 목적인 것이다. 31) 배가 따뜻한 놈들이 한데서 떠는 사람의 심정을 무슨 수로 이해하겠는가? (슈호프) 50) 1951년 새해가 되어 슈호프는 연간 두 통의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166) 계단 위에 있는 작은 전등이 추위에 가만히 떨고 있다. 얼어서.. 2024.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