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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한국고전시가선5

가시리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난 버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위 증즐가 태평성대 날러는 어찌 살라 하고 버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위 증즐가 태평성대 잡사와 두어리마나난 선하면 아니 올세라 위 증즐가 태평성대 설운 님 보내옵나니 나난 가시난 닷 도셔오소서 나난 위 증즐가 태평성대 나난 : 여음. 위 증즐가 태평성대: 민중의 유행가가 궁중악으로 편입되면서 들어온 부분. 잡사와 두어리마나난: 잡아 두고 싶지마는 선하면: 토라지면 (서운하면?) 설운: 서러운 가시난 닷: 가시자마자 도셔오소서: 돌아오소서 (후감) 이별의 슬픔과 재회의 소망을 직정적으로 잘 드러낸 작품. 이 시는 시가 노래와 맞닿아 있음도 잘 보여준다. 흥미로운 사실은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에 이명우는 '가시리'라는 곡으로 참가하여 은상을 수상하였다는 것이.. 2023. 9. 3.
정읍사 달하, 높이곰 돋으샤 어기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기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저재 녀러신고요? 어기야 진 데를 디디올세라 어기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기야 내 가는 데 점그랄세라 어기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달하: 달님이시여. 높이곰: 높이높이. 어기야: 노랫가락을 맞추기 위한 여음구(조흥구). 별다른 의미 없이 반복되는 구절이 고려속요에는 많다. 저재 녀러신고요: 저자에 가 계신가요. 진 데: 위험한 곳. 또는 유혹이 있는 곳. 점그랄세라: 저물어질까 걱정스럽다. [후감] 이 노래를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 노래인데, 고려 시대에 널리 애송되었다. '가시리'처럼 가락을 맞추기 위한 후렴구가 인상적이며, 부재하는 남편을 향한 아내의 염려하는 애틋한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2023. 9. 2.
월명사 - 제망매가(祭亡妹歌) 삶과 죽음의 길은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 나는 간다는 말도 못다 이르고 어찌 가나닛고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제 저에 떨어질 잎처럼 한 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온저 아아,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날 나 도 닦아 기다리겠노라 "한국고전시가선". 창비. 29. 예 여기 이에 저에 여기저기 미타찰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서방정토 2023. 8. 31.
모죽지랑가 - 득오 간 봄 돌아오지 못하리니 살아 계시지 못하여 울먹이는 이 시름 전각을 밝히오신 모습이 해가 갈수록 시들어가도다 눈을 돌이키지 않고서야 그대를 어찌 만나볼 수 있으리 낭이여, 그리는 마음이 찾아가는 길 다북쑥 골짜기에서 잘 밤 있으리 전각 : 궁전 눈을 돌이키지 : 죽지랑이 있는 피안의 세계를 바라본다는 뜻 ----- 화랑과 낭도 사이의 우정을 그린 노래. 관련 이야기가 이 시편을 더욱 짠하게 한다. 권력가였다가 뒷방노인격으로 물러난 죽지랑이 자신의 낭도인 득오를 생각하는 마음과 득오가 이미 죽은 죽지랑을 그리는 마음에는 지극함이 있는 아름다운 시편이다. 전해오는 향가 중 가장 아름다운 시편이 아닌가 한다. 지슬지라는 물이 맑은 저수지를 보며 동료 시인과의 우정 등을 담아낸 이성복의 '죽지랑을 그리는 노래.. 2023.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