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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나 홀로 6박 7일(35) - 다카치호-가와라(20231101) 소기 폭포에서 나와 48번 현도를 따라 달리는데 먼 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어디를 가든 규슈는 화산의 섬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사진에 담지는 못했다).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온천 지대를 지나 점점 더 깊은 산길로 들어섰다. 멀리 높은 산이 보였다. 어떤 호텔은 문을 닫았고, 상당히 외진 곳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이곳이 과연 타카치호 협곡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점점 더 강해지는 가운데 10시 반 경에 드디어 목적지에 도달했다. 찾는 사람도 별로 없건만 이곳 역시 주차료는 500엔이었다. 차를 세우고 넓은 산길을 따라 좀 올라갔다. 이곳이 다카치호 협곡이 아니라는 건 점점 더 분명해졌건만 나는 그걸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았다. 혹시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불현듯 협곡이 나오.. 2024. 3. 9.
일본 규슈, 나 홀로 6박 7일(34) - 소기 폭포(20231101) - 11월 1일, 수. 여섯째 날 남쪽으로 많이 내려왔음에도 아침에는 추워서 잠이 일찍 깼다. 어젯밤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86세 노인이 총격 사건을 일으켰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상대방이 죽지는 않은 것 같은데, 노인분이 그런 엄청난 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이 잘 와닿지 않았다. 어제 리셉션에서 받은 냉동 파스타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길을 나섰다(5일을 규슈의 호텔에서 묵는 동안 첫 날 APA 호텔을 제외하고는 물 한 병 주는 곳이 없었는데 이 호텔은 웬일로 파스타를 하나 주었다). 내비에 소기(曽木 증목) 폭포를 쳐보니 불과 10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그곳에 먼저 들렀다가 다카치호 협곡으로 향하기로 했다. 이날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폭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8시 반,.. 2024. 3. 7.
파묘 - 장재현. 롯데시네마 상인(20240229)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누구인가 했더니 "검은 사제들"을 만든 컬트 영화 감독이다. 오래되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사바하"라는 영화는 스토리라인이 좀 이상해서 별로였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이 영화는 별 내용은 없지만 분위기, 배우들의 연기, 촬영과 음악 등이 어울어져 끝까지 흥미롭게 보았다. 그러면서 인간의 상징 체계라는 것이 보여주는 현실이라는 것이 얼마나 공고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그렇다면 또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 수 있는가, 라는 문제를 곱씹어 보게 했다. 사람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징 체계 내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또 그것을 넘어가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는 것인가? 2024. 3. 7.
일본 규슈, 나 홀로 6박 7일(33) - 아소산에서 이사까지 끝없는 운전(20231031) 다음 목적지는 다카치호 협곡이었다. 이곳 또한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안내 책자에 소개되어 있었는데, 강물이 흐르는 협곡으로 중간에 강으로 떨어지는 폭포도 있어서 비경이라고 할 만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규슈 여행도 대충 마무리를 짓게 되는 듯했다. 구글을 참조하여 'Takachiho Gorge'라고 내비에 치니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Gorge' 대신에 'Valley'라고 치니 한 곳이 떴다. 그런데,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도로를 이용하면 목적지까지 7시간이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안내 책자에서 얼핏 보았을 때 이곳 아소산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듯했는데 7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 머리는 곧바로 가지 못하고 돌아서 가야 하니까 그런가, 하고 .. 2024.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