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 및 감상417 노철(81) -- 골목에서 스물네 해 동안 깊어가는 겨울 속에서쪼무래기들이 팽이를 돌린다.채찍의 신념으로 돌린 슬픔이 따라온다.수십 번 벗어버린 신발이265cm의 칫수로 고정되고담화문 붙은 동사무소를 지나조간신문을 읽으며 혁명 같은 소식을 찾는청년에게60,70년대 고향 들에서허수아비를 보던 신기함이 허수아비로 바뀌고서야그리운 가시네 숨결의 약속에도팽이를 돌리듯 채찍이 있다는 싱거운 놀라움이 떨리는 가슴 속에 반짝이는 슬픔이 된다. 2025. 3. 27. 김영랑 -- 두견 울어 피를 뱉고 뱉은피 도루삼켜평생을 원한과슬픔에 지친 적은새너는 너른세상에 서름을 피로 새기러오고네눈물은 수천 세월을 끊임없이 흐려놓았다여기는 먼남쪽땅 너 쫓겨 숨음직한 외딴곳달빛 너무도 황홀하여 후젓한 이새벽을 송기한 네울음 천길바다밑 고기를 놀래이고하늘가 어린별들 버르르 떨리겠고나몇 해라 이삼경에 빙빙 도--는 눈물을 슷지는 못하고 고힌그대로 흘리웠느니서럽고 외롭고 여윈 이몸은퍼붓는 네 술잔에 그만 지늘꼈느니무섬증 드는 이새벽가지 울리는 저승의노래저기 성밑을 돌아나가는 죽음의 자랑찬소리여달빛 오히려 마음어둘 저 흰등 흐느껴가신다오래 시들어 파리한마음 마조 가고지워라비탄의넋이 붉은마음만 낱낱 시들피나니짙은봄 옥속 춘향이 아니 죽였을라듸야옛날 왕궁을 나신 나히어린 임금이산골에 홀히 우시다 너를 따라가시.. 2025. 3. 26. 노철(81) -- 흰새떼는 손짓 하나에날아가버린 새떼들하얀 깃털을 가진 날개들은 달아나기만 한다.헤엄도 모르는 내가강변에 앚아 함께 쉬고 싶어 함이헛되이 부서져 날린다.흰새들은 흰새들은수천 번 총성에 놀란 가슴을 가진은빛 날개로커다란 거리를 던져주고허공을 맴도는 몸짓이 된다. 2025. 3. 26. 오규희(85) -- 나는 너에게 불을 붙였다 -- 고 전태일 동지를 생각하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어대는 성냥이제길 왜 이리도 내 손이 떨릴까두려움에 짓눌린 가슴으로그러나 냉정하게 나는 네 검은 외투에 불을 붙였다아니다, 아니다,그런 것이 아니다너와 나 사이그 넓은 시간의 가름 속을 길게 손 내밀어네 외투에 젖어드는 잔인한 휘발유에 슬그머니빨간 불꽃 대어 봤을 뿐아니다, 아니다,그런 것이 아니다재가 된 네 몸을 딛고 서서그 거름으로 20년을 축적해 온 내가네 마지막 외침을 애써 귀 막으며아직도 네 몸에 성냥불을 그어대고 있는 것이다아니다, 아니다,그런 것이 아니다얼굴 한 번 마주 보지 못한 우리가서로의 이름마저 기억치 못한 우리가내가 이제 너를 위해내 옆자리를 마련하고네 터져 흐르는 피고름으로내 더러운 눈 씻기우고다시 떠진 눈으로 보리라네가 남기고.. 2025. 3. 25. 이전 1 2 3 4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