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 및 감상421 이규보 -- 미인원(美人怨) 고려시대 문필가 이규보는 미인원(美人怨) 이라는 제목의 회문시(回文詩)를 지었다. 이 시는 끝에서부터 거꾸로 읽어도 뜻이 통한다.순독(順讀)腸斷啼鶯春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落花紅簇地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香衾曉枕孤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玉臉雙流淚 고운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누나郞信薄如雲 님의 약속 믿음 없기 뜬구름 같고妾情撓似水 이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누나長日度與誰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皺却愁眉翠 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을까역독(逆讀)翠眉愁却皺 푸른 눈썹은 수심 겨워 찌푸려 있는데誰與度日長 뉘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 볼까水似撓情妾 강물은 내 마음인 양 출렁거리고雲如薄信郎 구름은 신의 없는 님의 마음 같아라淚流雙臉玉 두 뺨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孤枕曉.. 2025. 2. 10. 황현 -- 절명시 조수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오.무궁화 이 세계는 망하고 말았구려!등불 아래 책을 덮고 지난 역사 헤아리니세상에 글 아는 사람 되기 어렵기도 합니다. 2025. 1. 29. 김영랑 -- 내 마음을 아실 이 내마음을 아실 이내혼자마음 날같이 아실 이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속임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푸른밤 고히맺는 이슬같은 보람을보밴듯 감추었다 내여드리지 아! 그립다내혼자마음 날같이 아실 이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맑은 옥돌에 불이달어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불빛에 연긴듯 희미론 마음은사랑도 모르리 내혼자 마음은 내 마음을 알고 이해해 줄 사람은 사랑의 차원도 뛰어넘는 그런 존재. 그런 존재란 만나기 힘든 법. 이 시는 현대에 이르러 박노해의 '그 한 사람'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2025. 1. 17. 김영랑 - 사행소곡칠수(四行小曲七首) [한국현대 대표시선 I] 뵈지도 않는 입김의 가는실마리새파란 하늘끝에 오름과 같이대숲의 숨은 마음 기혀 찾으려삶은 오로지 바늘끝 같이 * * * 님두시고 가는길의 애끈한 마음이여한숨쉬면 꺼질듯한 조매로운 꿈길이여이밤은 캄캄한 어느뉘 시골인가이슬같이 고힌눈물을 손끝으로 깨치나 * * * 문허진 성터에 바람이 세나니가을은 쓸쓸한 맛 뿐이구려희끗 희끗 산국화 나부끼면서가을은 애닯다 소색이느뇨 * * * 저녁때 저녁때 외로운 마음붙잡지 못하여 걸어다님을누구라 불어주신 바람이기로눈물을 눈물을 빼앗어가오 * * * 풀우에 맺어지는 이슬을 본다눈섭에 아롱지는 눈물을 본다풀 우엔 정기가 꿈같이 오르고가슴은 간곡히 입을 버린다 .. 2025. 1. 11. 이전 1 2 3 4 5 6 7 ··· 1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