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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시/그외 외국시3

헤르만 헤세 - 안개 속에서(Hermann Hesse - Im Nebel)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숲이며 돌은 저마다 외로움에 잠기고나무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다 나의 인생이 아직 밝던 시절엔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건만,이제는 안개가 내리어보이는 사람 하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모든 것에서사람을 떼어 놓는 그 어둠을조금도 모르고 사는 사람은참으로 현명하다 할 수는 없다.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인생이란 고독한 것.사람들은 서로 모르고 산다.모두가 혼자다.  - 실제로 타인과 절연된 그런 순수 공간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살면서 고립감과 단절감을 또한 느낄 수밖에 없다. 헤세는 그러한 순간을 안개를 빌어서 적실하게 표현하고 있다(약간 다른 뉘앙스이기는 하나 오리무중이라는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도 떠오른다). 이 시를 처음 접한 것이 언제.. 2024. 9. 16.
괴테 - 첫사랑 아 -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다 줄 것이냐,저 첫사랑의 날을 아 - 누가 그 아름다운 때를 돌려 줄 것이냐,저 사랑스러운 때를 쓸쓸히 나는 이 상처를 기르고 있다끊임없이 새로워지는 한탄과 더불어잃어버린 행복을 슬퍼한다 아 -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다 줄 것이냐,그 즐거운 때를  - 단순하고 명료한 말로 잃어버린 첫사랑의 달콤함과 아름다움, 그 상처를 노래하고 있다. 독어 제목은 Die Erste Liebe이다. 이 시의 각운이 독일시의 정형적인 한 형식인지, 아니면 괴테만의 독특한 것인지 좀 궁금하다. 좀더 자세히 보니 AB 각운인데 3연만 AAB로 되어 있다.  (독어포함)https://cafe.naver.com/wkzowhdk/1556 2024. 9. 12.
베르톨트 브레히트 - 살아 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1944) "살아 남은 자의 슬픔". 김광규 옮김. 한마당. 117. *(역자 주) 1941년에 쓴 '사상자 명부'라는 시에서 시인은, 모스크바에서 병사한 슈테핀(Margarete Steffin), 스페인 국경에서 자살한 벤야민(Walter Benjamin), 베를린 시대의 영화감독 콕흐(Karl Korch) 등을 꼽았음. 2023.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