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227 겨울 산 죽어 널브러진 채다시 죽어가고 있는 메마른 잎들에한 번 더 치명상을 가하며버려진 산길을 오른다남녘의 하늘은 겨울이 와도눈 그림자도 보지 못하는데오르고 또 올라도도무지 그 끝을 모르는 오르막계곡물은 애초에 말라버렸거나얼어 붙은 채 숨 죽이고 동면 중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 가운데아련히 새소리 들리는 듯 마는 듯메마른 바람조차 어디론가 사라지고점점 더 거칠어가는 숨소리와발밑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만이이 정적을, 이 고요를 깨우친다푸른 빛을 여전히 간직한 채 혹은옷을 훌훌 벗고서 적나라하게 도열한 나무들침묵만이 유일한 답이란 걸 태어날 때부터 이미 깨달은 것일까거칠어만가는 숨소리와자꾸 무거워지는 다리고민이 깊다 2025. 2. 2. 아뿔사 2 25년 전 버젓한 시인이 된 선배가서른 중반의 나이에대학 문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글로 어떡하자는 거냐금시라도 내 시를 쓰레기통에 쑤셔박을 듯질타했다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을 줄 밖에 몰랐던 나는 바보처럼 울고만 있었다 25년의 시간도 사람을 바꾸기엔 짧은가유명 시인이 된 선배가뜬금없이 시는 니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야모르니까 아무 말이나 하고 있는 거야묻지도 않았는데 씨부렁거리고 있었다 이제 맞을 만큼 맞았는가25년 동안 갈아온 칼을 꺼내야이 거만한 똥대가리 같은 새끼야에서 시작해서내가 아는 육두문자를 총동원해해묵은 원한을 풀어내었다 아뿔사,약삭 빠른 새끼가 전화를 오래 전에 끊어버렸네 2025. 1. 28. 아뿔사 안 그래도 울고 싶은데어문 놈이 와서 싸다구를 날렸다구석 자리에 가서 목놓아 울었다 실컷 울고 나니 속이 좀 풀어졌던가그 새끼 찾아가있는 힘껏 나도 불알을 걷어찼다아뿔사,고자네 2025. 1. 26. 금오도 비렁길 섬에선 바다만 봐도 좋아산을 끼고 도는 비렁길그 위에서 만나는넓푸른 바단 더더욱 좋지다리가 자꾸 우는 소리를 해도어쩔 수 없이 좋아 2025. 1. 26. 이전 1 2 3 4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