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 및 감상/김수영1 김수영 - 거미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욕망하는 나, 욕망하는 나를 싫어하는 나, 그럼에도 욕망하는 나.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라니, 대단한(대담한) 표현이다. 2023. 4.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