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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한국현대시34

김영랑 -- 두견 울어 피를 뱉고 뱉은피 도루삼켜평생을 원한과슬픔에 지친 적은새너는 너른세상에 서름을 피로 새기러오고네눈물은 수천 세월을 끊임없이 흐려놓았다여기는 먼남쪽땅 너 쫓겨 숨음직한 외딴곳달빛 너무도 황홀하여 후젓한 이새벽을 송기한 네울음 천길바다밑 고기를 놀래이고하늘가 어린별들 버르르 떨리겠고나몇 해라 이삼경에 빙빙 도--는 눈물을 슷지는 못하고 고힌그대로 흘리웠느니서럽고 외롭고 여윈 이몸은퍼붓는 네 술잔에 그만 지늘꼈느니무섬증 드는 이새벽가지 울리는 저승의노래저기 성밑을 돌아나가는 죽음의 자랑찬소리여달빛 오히려 마음어둘 저 흰등 흐느껴가신다오래 시들어 파리한마음 마조 가고지워라비탄의넋이 붉은마음만 낱낱 시들피나니짙은봄 옥속 춘향이 아니 죽였을라듸야옛날 왕궁을 나신 나히어린 임금이산골에 홀히 우시다 너를 따라가시.. 2025. 3. 26.
김영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즉 나의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날나는 비로소 봄을여흰 서름에 잠길 테요오월 어느날 그하로 무덥던 날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뻐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문허졌느니모란이 지고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말아삼백예순날 한양 섭섭해 우옵내다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있을테요 찬란한슬픔의 봄을                                            모란 - 목단 후감) 모란이 목련이 아닌가 하는 억측을 하기도 했으나, 모란이 화투에 나오는 목단이다. 하지만 모란을 의식한 상태에서 직접 본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다. 화투에 나온 것으로 볼 때 장미를 떠올릴 정도로 화려하다. 모란을 직접 보고 이 시를 읽.. 2025. 3. 24.
박찬세 - 결투 나처럼 재수 없는 놈이 또 있을까조퇴하고 당구 치고 있는데담임 선생님도 당구 치러 오셨다 죽었구나 싶은데 담임 선생님이 뚜벅뚜벅 걸어오셔서 말씀하신다- 몇 치냐?차마 250이라고는 말할 수 없어서 150이라고 거짓말했다 선생님은 한 게임 치자며 200을 놓으신다그리고 한 말씀 더 하셨다- 내가 이기면 넌 당구장 다신 오면 안 돼- 제가 이기면요?내가 물었더니- 그때는 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음 …… 게임이 끝나고 선생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지금 생각해도 스리쿠션을 한 번에 뺀 거는 잘못한 일이다그건 분명히 실수였다 [감상] 이 시에서 우리는 아버지(여기서는 선생님으로 전치되어 있다. 아버지의 위치에 해당하는 인문을 생각하면 될 듯)를 넘어서는 한 장면을 상징적으로 볼 수 있어서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2025. 3. 12.
김영랑 -- 내 마음을 아실 이 내마음을 아실 이내혼자마음 날같이 아실 이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속임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푸른밤 고히맺는 이슬같은 보람을보밴듯 감추었다 내여드리지 아! 그립다내혼자마음 날같이 아실 이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맑은 옥돌에 불이달어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불빛에 연긴듯 희미론 마음은사랑도 모르리 내혼자 마음은                   내 마음을 알고 이해해 줄 사람은 사랑의 차원도 뛰어넘는 그런 존재. 그런 존재란 만나기 힘든 법. 이 시는 현대에 이르러 박노해의 '그 한 사람'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2025.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