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영국여행이야기26 영국 여행 이야기, 어쩌다 보니 문학 기행(17)국립 초상화 미술관/국립 미술관 커티 사크 역에서 지하철을 탄 뒤 두 번 환승을 하고 채링 크로스 역으로 돌아왔다. 이틀 전에 들렀던 '국립 미술관' 바로 뒤에 '국립 초상화 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가 있다는 걸 알고 들러보기로 했던 것이다. 다시 트라팔가 광장을 지나 미술관으로 향했다. 비가 오는데도 사람들이 우산을 별로 안 쓰는 것이 다소 놀라웠다. 광장에는 요다가 지팡이만 짚은 채 공중에 떠있었다. 사진을 한 장 찍어 두는 것인데.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서는 유명 인물들, 제임스 조이스, 블레이크, 워즈워스, 디킨스 등의 작가들이 내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자주 봐왔던 것이지만 직접 보니 흥미로웠던 그림은 브론테 자매들의 초상화와 에밀리의 단독 초상화였다. 샬롯 브론테의 동생이자 에밀리 브론테의 오빠.. 2022. 10. 31. 영국 여행 이야기, 어쩌다 보니 문학 기행(16)그리니치 천문대 *다섯째 날(20160126, 화) 아침 식사 시간. 키가 작은 데다 표정이 다소 어두운 젊은 여자가 '흰색과 갈색 토스트 중 뭘 먹을 것이냐'고 물어서 '흰색'이라고 했더니 하나만 주었다(보통은 두 개를 주는데). 아버지와 아들 사이로 보이는 동양인 두 명이 들어왔는데, 반갑게도 한국 사람이었다. 젊은 여자가 '토스트'라고 말했지만, 이 분이 그 말을 못 알아들어서 내가 대신 말을 해주었더니 그는 '안 먹는다'고 했다. 서둘러 아침을 먹은 뒤, 지하철을 타고 그리니치로 향했다. 경도의 기준이 되는 그리니치 천문대. 내일이면 런던을 떠나 브론테 자매들이 살았던 호어스(Hawarth)로 갈 예정이었고, 굳이 이곳을 찾을 이유는 없었으나 이곳 역시 콘래드와 관련이 있어서 한 번 찾아보기로 했다. 콘래드의 소.. 2022. 10. 22. 영국 여행 이야기, 어쩌다 보니 문학 기행(15)캔터베리 대성당 콘래드를 홀대하는 것에 대한 씁쓸함과, 그래도 그의 묘소를 찾았다는 안도감을 안고 캔터베리 대성당으로 향했다. 캔터베리 대성당은 캔터베리 시립 묘지를 향해 가는 길에서부터 저 멀리에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서 걸어가기로 했다. 지나가는 분에게 길을 물으니 '다리를 지난 다음 공원을 지나 어쩌고' 하는데 그 다음부터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보이니까 그쪽 방향을 향해 가면 되는 것 아닌가 했으나 시내로 들어오자 다른 건물들에 가려 대성당은 보이지 않았다. 어떤 성문 앞에서 우회전을 해야 했는데, 그대로 직진해서 시 외곽으로 나가다가 다시 돌아왔다. (18미터에 달하는 이 성문은 14세기에 축조된 웨스트게이트 타워[Westgate Towers]로 도시의 성문으로는 영국에서 가장 큰 것이다. 캔터.. 2022. 10. 21. 영국 여행 이야기, 어쩌다 보니 문학 기행(14)콘래드 묘지 2 시립 묘지는 규모가 상당히 컸는데, 놀랍게도 콘래드 묘소를 안내하는 표지판은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영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콘래드에 대해 무관심한 것일까? 그가 폴란드 출신으로 28살이 되어서야 영국으로 귀화했기 때문일까? 그가 이곳 캔터베리 근처로 이주한 것이 죽기 5년 전이라 이곳과는 크게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우리의 문화적 관습에 비추어 볼 때 영문학사, 아니 더 나아가 세계문학사에서도 빛나는 별 중의 하나인 작가를 이렇게 홀대하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 앞에는 수천 기는 되어보이는 무덤 중에서 어떻게 그의 무덤을 찾을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난제가 놓여 있었다. 콘래드가 실제로는 카톨릭 교도가 아니었으나 폴란드 출신이라 형식적으로는 카톨릭 교도로 죽었을 수.. 2022. 10. 19. 이전 1 2 3 4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