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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밖의영상들249

승부 -- 김형주(롯데시네마 동성로. 20250406) 편안한 리클라이너 좌석이었지만 숙면을 취해서 중간에 자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미키17과 베데랑2는 반은 보고 반은 졸았다). 이 영화는 조훈현과 이창호라는 바둑의 실제 두 거목을 이병헌과 유아인 영화계의 두 거목이 재현해내었다(유아인은 이제 부활하는가?).  기풍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사제지간이라면? 프로 바둑 세계의 승부의 냉혹함을 사제가 대면해야 했을 때 어떠했을까? 또 제왕의 지위에 있다가 제자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는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 영화는 이런 문제들을 극한의 갈등까지가지 않으면서도 잘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중간중간 바둑 용어에 대한 해설이 나오는데 바둑을 모르는 관객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을까, 하는 점도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했다.  그리고, 조.. 2025. 4. 8.
파묘 - 장재현. 롯데시네마 상인(20240229)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누구인가 했더니 "검은 사제들"을 만든 컬트 영화 감독이다. 오래되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사바하"라는 영화는 스토리라인이 좀 이상해서 별로였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이 영화는 별 내용은 없지만 분위기, 배우들의 연기, 촬영과 음악 등이 어울어져 끝까지 흥미롭게 보았다. 그러면서 인간의 상징 체계라는 것이 보여주는 현실이라는 것이 얼마나 공고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그렇다면 또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 수 있는가, 라는 문제를 곱씹어 보게 했다. 사람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징 체계 내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또 그것을 넘어가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는 것인가? 2024. 3. 7.
허삼관 -하정우(2015)[네이버] 중국 작가인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한국 배경으로 바꾸어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우선 순천의 '드라마 촬영장'에 갔다가 허삼관 집과 거리가 있는 것을 보았는데, 어릴 적 내가 살던 집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어떻게 나오는가, 하는 게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배경을 5,60년대의 공주의 어느 곳으로 치환하여 허삼관이 미녀인 허옥란과 결혼에 성공하였지만, 첫째 아들이 이후 하소용과 허옥란 사이에 난 아들이라는 걸 깨닫고 위기에 처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영화는 이런 위기에도 "따뜻한 가족애"를 강조하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중국 소설을 한국으로 치환하는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들이 살아가는 공간이 한국의 과거라는 느낌이 잘 안 든다는 것이다. .. 2024. 1. 20.
노량 - 김한민(20231228. CGV 순천) 김한빈의 "노량"은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인데, 전체적인 느낌은 노량 해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플롯에서 오는 극적인 재미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요약할 수 있다. 거기다 이순신의 안타고니스트라고 할 수 있는 시마즈 요시히로(백윤식)의 등장이 너무 늦고 큰 임팩트가 없다는 것 또한 아쉬웠다. 거기다 명나라 도독인 진린(정재영) 또한 일관성을 찾기 어려운 인물이라 설득력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이렇게 적고 보니 아쉬움이 많은 작품 같지만 그럼에도 볼 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명량"이 신드롬을 일으킨 것은 해전 장면을 실감나게 찍어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데, "한산"에서 이 작품으로 이어지면서 적어도 해전 장면만큼은 손색이 없다고 할 정도로 공들여 찍었고 그 부분만 보더라도 표값은 충분히.. 2024.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