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밖의영상들249 파묘 - 장재현. 롯데시네마 상인(20240229)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누구인가 했더니 "검은 사제들"을 만든 컬트 영화 감독이다. 오래되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사바하"라는 영화는 스토리라인이 좀 이상해서 별로였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이 영화는 별 내용은 없지만 분위기, 배우들의 연기, 촬영과 음악 등이 어울어져 끝까지 흥미롭게 보았다. 그러면서 인간의 상징 체계라는 것이 보여주는 현실이라는 것이 얼마나 공고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그렇다면 또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 수 있는가, 라는 문제를 곱씹어 보게 했다. 사람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징 체계 내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또 그것을 넘어가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는 것인가? 2024. 3. 7. 허삼관 -하정우(2015)[네이버] 중국 작가인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한국 배경으로 바꾸어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우선 순천의 '드라마 촬영장'에 갔다가 허삼관 집과 거리가 있는 것을 보았는데, 어릴 적 내가 살던 집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어떻게 나오는가, 하는 게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배경을 5,60년대의 공주의 어느 곳으로 치환하여 허삼관이 미녀인 허옥란과 결혼에 성공하였지만, 첫째 아들이 이후 하소용과 허옥란 사이에 난 아들이라는 걸 깨닫고 위기에 처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영화는 이런 위기에도 "따뜻한 가족애"를 강조하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중국 소설을 한국으로 치환하는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들이 살아가는 공간이 한국의 과거라는 느낌이 잘 안 든다는 것이다. .. 2024. 1. 20. 노량 - 김한민(20231228. CGV 순천) 김한빈의 "노량"은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인데, 전체적인 느낌은 노량 해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플롯에서 오는 극적인 재미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요약할 수 있다. 거기다 이순신의 안타고니스트라고 할 수 있는 시마즈 요시히로(백윤식)의 등장이 너무 늦고 큰 임팩트가 없다는 것 또한 아쉬웠다. 거기다 명나라 도독인 진린(정재영) 또한 일관성을 찾기 어려운 인물이라 설득력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이렇게 적고 보니 아쉬움이 많은 작품 같지만 그럼에도 볼 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명량"이 신드롬을 일으킨 것은 해전 장면을 실감나게 찍어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데, "한산"에서 이 작품으로 이어지면서 적어도 해전 장면만큼은 손색이 없다고 할 정도로 공들여 찍었고 그 부분만 보더라도 표값은 충분히.. 2024. 1. 8. 오펜하이머 - 크리스토퍼 놀란. 2023(20231220) 놀란은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의 한 명일 것이다. 그의 영화는 대중성이 있으면서도 다양한 실험을 하는데, 특히 전작인 '테넷'(Tenet) 같은 영화는 흥미롭게 볼 수 있긴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과학적 가정들을 담고 있었다(시간의 흐름을 뒤집는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이번 영화에서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 그러니까 실존 인물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일본 여행기 중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 추모 공원인 '평화 공원'에 대해 쓰기 위해서 였다). 물론 '원자 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펜하이머를 다룬 그의 영화가 가능했던 것은 오펜하이머에 대한 훌륭하고 방대한 전기인 'American Prometheus'가 2005년에 출간되.. 2023. 12. 21. 이전 1 2 3 4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