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리클라이너 좌석이었지만 숙면을 취해서 중간에 자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미키17과 베데랑2는 반은 보고 반은 졸았다). 이 영화는 조훈현과 이창호라는 바둑의 실제 두 거목을 이병헌과 유아인 영화계의 두 거목이 재현해내었다(유아인은 이제 부활하는가?).
기풍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사제지간이라면? 프로 바둑 세계의 승부의 냉혹함을 사제가 대면해야 했을 때 어떠했을까? 또 제왕의 지위에 있다가 제자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는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 영화는 이런 문제들을 극한의 갈등까지가지 않으면서도 잘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중간중간 바둑 용어에 대한 해설이 나오는데 바둑을 모르는 관객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을까, 하는 점도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했다.
그리고, 조훈현의 스승 세고에의 '답이 없지만,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게 바둑이다'라는 말은 바둑 대신에 인생이라는 말을 넣어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흔히 하는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맞다는 그런 생각도 해본다.
'영화 그밖의영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묘 - 장재현. 롯데시네마 상인(20240229) (0) | 2024.03.07 |
---|---|
허삼관 -하정우(2015)[네이버] (0) | 2024.01.20 |
노량 - 김한민(20231228. CGV 순천) (2) | 2024.01.08 |
오펜하이머 - 크리스토퍼 놀란. 2023(20231220) (1) | 2023.12.21 |
서울의 봄 - 김성수. 2023(20231126. 정읍 CGV) (2) | 2023.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