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기울 무렵 마음 울적하여
수레 몰아 옛 언덕에 오르네
석양은 그지없이 아름답건만
이내 어둑한 황혼으로 빠져드나니
向晚意不適(향만의부적)
驅車登古原(구거등고원)
夕陽無限好(석양무한호)
只是近黃昏(지시근황혼)
- 페이스북에 호미곶에서 본 석양 사진을 한 장 올렸더니 친구가 댓글에 이 시를 달았다. 시도 시인도 처음 접하는데, 짧고 단순한 시이지만 그 여운이 간단하지만은 않아 좀 더 조사를 하고 다른 번역들을 참조하여 내 나름대로 옮겨보았다(내 한문 실력이 직접 번역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여). 석양이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은 찰나적이라는 말인지, 석양이 아름다운 것은 어둠을 배면에 깔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인지 잘은 알 수 없으나, 아름다움이 영속될 수는 없다는 건 분명하다.
이상은(813-858?)은 당나라 시인이고, 낙유원은 지금의 산시 성 서안시 남쪽에 있는 명승지이다.
[다양한 번역들]
저녁 무렵 마음이 울적하여
수레 몰아 낙유원에 오르다
석양은 그지없이 아름답건만
그저 황혼이 다가온 것임에랴 (MiracleHands)
向晚意不適(향만의부적), 저물녘 마음이 편치 않아
驅車登古原(구거등고원). 수레를 몰아 고원(古原)에 오르다
夕陽無限好(석양무한호), 지는 해 무한히 좋다마는
只是近黃昏(지시근황혼). 다만 황혼에 가깝구나
[출처] 등락유원(登樂游原) - 이상은(李商隱)|작성자 예이제
向晩意不適,(향만의부적)
날 저무니 마음이 울적해져서
驅車登古原。(구차등고원)
수레 몰아 옛 언덕 위에 올랐네
夕陽無限好,(석양무한호)
석양은 한없이 좋기만 한데
只是近黃昏。(지시근황혼)
이미 저물고 있는 나의 인생아
[출처] 登樂游原(등락유원)|작성자 evada2008
* 낙유원(樂游原): 당나라 때 장안성내에 있었고 사녀(士女) 절을 위한 유상성지(遊賞聖地)이다.
오늘날 산서성 서안시 남쪽 대안(大雁)탑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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