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이나 금요일에 찾아야 마땅할 듯하지만
불의 날이나 쇠의 날보다는
물의 날이 오히려 더 적절해 보이기도 한다
겨울답지 않게 햇살이 따사로와
미세먼지 정도야 애교로 웃어넘기며
두 다리의 힘을 적당히 풀고 돌아본다
남은 생각 하나마저 제방 위에 풀어버리고는
물결이 물넘이를 넘을 듯 말 듯 희롱하는 모습에
잠시 동참하기도 한다
마실 나신 어르신도
목적지에 목마른 차량도 눈에 띄지 않는
정처를 잃어버린 고요가 다리쉼을 하는 이곳
올백으로 한껏 멋을 부린 후티티 한 마리
떠나야 할 시간이 훌쩍 지난 것도 잊어버린 모양이다
* 화금지는 경북 청도군 풍각면 화산리에 위치한 저수지인데, 그 이름은 화산리와 저수지 아래쪽에 위치한 금곡리에서 한 자씩 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