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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독서일기06-10

숭산. 선의 나침반(1-2). 현각 엮음. 허문명 옮김. 열림원, 2001 (100706)

by 길철현 2016. 12. 16.

*숭산. 선의 나침반(1-2). 현각 엮음. 허문명 옮김. 열림원, 2001 (100706)

 

일단은 숭산이 영어를 어떻게 읽혔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법문을 할 정도까지 영어를 끌어올렸다는 것에는 대단하다는 마음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불교에 관한 서적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불교의 핵심은 참선에 있고, 그 참선에서 오는 깨달음은 우리의 언어 체계를 넘어선 것, ‘모든 생각을 끊는 데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불교 역시도 체험의 종교이고, 그것은 전달할 방편이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불교식의 참선이든 아니면 그 밖의 명상이든,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은 우리가 이 삶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 중의 하나라는 생각은 분명하다.

그렇긴 하지만, 불교에서 이야기 하는 것 중에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윤회설이고 이 부분이 현대의 철학이나 과학과 어떻게 소통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그 밖에도 어느 경지에 오르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도 받아들이기가 힘이 든다. (물론 세상은 알 수 없는 일들이 있으나, 이 말들을 상식적인 수준에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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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을 얻고, 깨달음을 얻은 자는 윤회의 고통 속에 있는 대중을 깨달음으로 인도하기 위해 힘쓰는 것그것이 불교의 기본적인 가르침이라고 한다면, 그 기본적인 가르침의 정당성에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깨닫는다는 것, 인간이 원래 부처라는 것, 그렇다면 그것의 깨달음이 왜 그리도 어려운가? 왜 현실은 우리의 본 모습으로부터 멀어져 버렸는가가 도마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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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조차 언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한계라면 차라리 언어를 벼리는 길을 가는 것이 맞으리라. 아니 언어가 무엇인지부터 천착해 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