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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탁구 레슨 이야기

2017년 탁구 레슨 이야기 15 - 서브와 리시브 (1)

by 길철현 2017. 3. 27.

 

 

한 동안 [탁구 레슨 이야기]를 적지 못했네요. 레슨이 많아져서 좀 분주해진 탓도 있고, 일단 가장 기본적인 글들은 어느 정도 올린 것도 같고, 거기다 다른 써야 할 글들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포핸드, 쇼트(백핸드), 커트 등의 탁구의 기본기를 익히고 시합에 들어갔을 경우 시합의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브와 리시브에 대해서 몇 번에 나누어 적어나가볼 생각입니다. 

 

서브와 리시브는 탁구를 치는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계속 수정 * 보완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 글을 쓰는 것은 일차적으로 저에게 레슨블 받는 분들과 초급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지만, 서브와 리시브를 정리하는 가운데 제 자신의 탁구에도 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 생각에 탁구 서브와 리시브에 있어서의 대원칙은 "서브를 넣을 수 있어야 리시브를 할 수 있다"입니다. 탁구대의 반만 사용하는 복식 시합에 비해(그래서 복식에서는 서브의 중요성이 단식보다는 덜 하지요) 탁구대 전체를 사용하는 단식에서 넣을 수 있는 서브와 코스와 종류는 실로 다양합니다. 단식을 기준으로 서브를 정리해 봅니다. 

 

우선 코스만 하더라도 크게 나누어도 짧은 서브와 긴 서브 (2가지) 곱하기 좌측, 중앙, 우측해서 여섯 코스가 나오고,

그 다음 서브의 종류는 속도면에서는 빠른 서브부터 느린 서브까지,

그리고 회전에는 무회전 서브와 회전 서브,

또 이 회전 서브에는 하회전(커트), 횡회전(좌우), 상회전(오시), 복합회전(하회전과 횡회전을 섞은 것)이 있는데,

이 다양한 회전서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관건일 것입니다.

 

 

 

 

앞에서 제가 대원칙이 "서브를 넣을 수 있어야 리시브를 할 수 있다"라고 했는데,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각종 서브를 구사하려면 일단은 요령을 알아야 하고 그 다음에는 동영상 등을 참조하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서브의 중요성을 알지만 서브 연습을 하는 과정은 처음에는 인내심과의 싸움입니다. 서브 연습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수준이라면 사실 탁구가 상당한 수준에 다다랐다고 봐야 하겠지요. 따라서 처음에는 한 번에 한 시간 이상 한다거나 하는 과도한 목표를 세운다면 제풀에 지치기 십상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 주일에 2,3회 일이십 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도 서브에 할애를 한다면 탁구 실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제 경우의 예를 들자면 예전에 좌측 횡회전 서브를 제대로 구사할 수 없어서 상대의 횡회전 서브 리시브도 잘 되지 않았는데, 라켓을 세워서 넣는 - 여기서의 관건은 손목이 얼마나 젖혀지는가, 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 않다면 그냥 하회전과 횡회전이 섞인 복합회전 서브 밖에 구사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손목의 유연성'입니다. 탁구에서 다양한 서브 구사는 물론 쇼트나 드라이브 등의 탁구 기술을 펼치는 데에도 손목을 유연하게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탁구를 치기 전 준비 체조의 일환으로 손목을 풀어주는 것도 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 것이 되자 리시브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물론 모든 일에 그렇듯이 시행착오도 피할 수 없습니다. 한 십 년전부터 역회전 서브(일명 YG 서브)를 구사하기 위해 틈틈이 연습을 했는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선수들 중에도 못 넣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듣고 중간에 포기를 했다가, 삼사 년 전부터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과는 별로 신통치 않았습니다. YG서브를 구사하려면 손목을 역으로 뒤로 뺐다가, 백핸드 드라이브 식으로 앞으로 나오면서 넣어야 하는데 공을 맞추는 것부터가 별로 쉽지 않았지요. 꾸준한 노력 덕택으로 동작이나 공을 맞추는 것은 자연스럽게 되었는데, 커트를 강하게 주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좀 써먹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든 때도 있었지만, 공이 플라스틱으로 바뀌고 난 다음부터는 특히 - 플라스틱 공은 예전의 셀룰로이드 공보다 상대적으로 회전이 덜 먹지요 - 위력이 반감되어 지금은 거의 써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보자분들이 서브를 구사하는 것을 보면 코스와 길이, 속도, 박자 등이 모두 상대방에게 공격하기 아주 쉬운데다가 - 이를테면 상대방 포핸드 쪽으로 너클이나 커트(별로 커트가 먹지 않은)를 넣는데, 그냥 상대방 백핸드 쪽으로 치거나 드라이브 걸기에 안성마춤이지요 - 그나마 코스의 변화도 별로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브를 넣을 때는 일단 상대의 리시브 자세나 리시브 성향을 보고, 상대가 어떤 서브를 잘 받고 어떤 서브에 취약한 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서브의 종류가 한 가지 밖에 없으니, 사실상 파악 자체도 불가능하지요. 이 경우에는 코스나 길이에라도 변화를 주어 상대를 될 수 있는 대로 흔들어야 합니다. 물론 이 정도라도 연습이 없이는 쉽지 않습니다.

 

간략하게 개괄적인 이야기만 적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글이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예전에 최인훈이라는 소설가가 어떤 일을 이루는데는 - 아마도 [회색인]이라는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 장담할 수는 없네요 - '시간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저는 거기에 덧붙여, 탁구의 경우, 사랑뿐만 아니라, 해도 해도 안 되는 데에서 오는 좌절, 그에 따른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나 증오감도 양념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꺾을 수 없는 상대를 넘고야 말겠다는 결의와 활활 타오르는 욕망 도. 그 중에서도 서브와 리시브는 다다를 수 없는 우리의 이상에 그나마 근접할 수 있는 첩경 중의 하나입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저 자신이  좀 잘하는 것 같지만, 저 역시도 여전히 암중모색의 과정에 있습니다(작년인가 제가 몸 담고 있는 동호회에서 "회장기" 시합이 있었는데, 저는 챔피언 부인 송승훈과의 시합에서 그의 편차가 아주 큰 회전 서브와 커트 서브를 구분하지 못해 2대 2 듀스 상황에서 리시브를 계속 미스해서 16대 18인가로 지고 말았지요). 다만 탁구계에 몸 담은 지가 워낙 오래 되어서 몇 마디 말은 그나마 할 수 있을 듯하네요. 다음 번 글에서는 리시브에 대한 개괄적인 생각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주소는 작년에 서브와 리시브에 대한 단상을 적은 글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http://blog.daum.net/kilchy/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