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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조지프/진보의전초기지

Nils Clausson. "A Scrupulous Unity of Tone": [3]

by 길철현 2019. 3. 3.


[정리]


Clausson의 이 글에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은 focalizer, focalization[초점자, 초점화]이라는 것이다. 작품을 읽을 때 화자와 구분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고, [진보]의 경우처럼, 전지적 화자의 시점에서 전개된다고 해도, 부분부분 초점자는 다른 등장인물일 수 있다는 것, 그 경우 작품에 대한 해석은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클로슨이 이 작품을 해석하는데 Mieke Bal(미케 발)의 [Narratology]에 나오는 서사 이론을 차용한 것은 이 작품을 좀 더 섬세하게 보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그의 해석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은 콘래드를 비롯하여 유럽인 어느 누구도 "인종주의적 사고방식"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아프리카나 아프리카인들을 현재의 우리가 보고 있듯이 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콘래드가 아프리카에 체류한 기간은 7개월 정도에 지나지 않고, 그 중 상당 기간은 배를 타고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또 그 반대로 가고오는데 사용했으며, 또 병으로 상당 기간 아팠기 때문에, 실제로 아프리카나 아프리카인에 대해서 알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고, 그가 접했던 책들은 모두가 아프리카인들을 열등한 인종으로, 심한 경우에는 문명화될 가능성도 없는 미개한 인종으로 묘사했던 것이다. 


콘래드가 당대의 담론을 전복시키는 부분들을 담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당대의 담론을 따른 부분도 있기 때문에, 콘래드를 지나치게 옹호하고 있는 클로손의 글은 부분적인 타당성을 넘어서서 공감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