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산문57 죽음의 동굴 죽음의 동굴 정민이와 나는 아주 친한 사이였어. 다툼이야 늘 있었지만 그래도 그 다음 날이면 또 신나게 어울려 놀았지. 그런데, 우리 둘은 이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개구쟁이였지. 여자애들이 고무줄놀이를 할 때면 칼로 고무줄을 끊어버리기 일쑤였어. 화난 계집애들이 우리를 쫓아오면 우리는 킬킬거리며 달아났지. 캄캄한 밤중에 화약을 터트려 지나가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지. 하지만 무엇보다 신나는 장난은 길에다 발목 정도 깊이로 구덩이를 파고는 거기다 오물을 넣은 다음 표시 안 나게 흙으로 살짝 덮어서 어른들이 거기에 발을 빠뜨리는 걸 몰래 숨어서 보는 것이었어. 세상은 우리 두 사람의 장난을 위한 놀이터였고 하루해는 그 놀이를 궁리하는 가운데 바쁘게 지나갔지. 마을 어른들은.. 2016. 3. 3. 이전 1 ···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