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129 관천리에서 관천리에서 강물은 호수보다 더욱 잔잔하고 가을 햇살 또한 차가운 듯 따사합니다 노랗게 붉게 물든 산 중턱 어디선가 들려오는 까마귀 소리도 강 건너 아득한 개 짖는 소리도 웬일인지 정겹게 들립니다 햇살이 물 위에 어룽져 무수한 은빛 비늘을 뒤척이는 모습이 여느 때보다 눈을 황홀하게 합니다 곁에 아무도 없어 쓸쓸하고 적막한 하염없이 평온한 이 광경을 바라보기만 해도 완성되는 한 편의 산수화를 하루 왼종일 다른 생각 다 버리고 마냥 들이킬 수도 있을 듯합니다 달랠 수 없는 핏빛 눈물 하나도 여기, 이 깊어가는 가을의 투명함 속에 풀어버리고 싶습니다 한가로이 강 위를 나는 이름 모르는 한 쌍의 새가 차라리 부럽더라도 수첩에 적어나간 몇 글자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면 그것이 나의 길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누렇.. 2016. 3. 8. 이전 1 ··· 30 31 32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