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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여행(90년대이전)15

제주 기행 (1) 90년 8월 14일 - 20일. 성장이냐, 방탕이냐? [2년 4개월 가량의 군 생활을 마치고 나는 1990년 봄 학기에 복학을 했다. 한 학기를 마치고 다시 맞은 이 여름 방학 때에 두 번의 큰, 그리고 의미 깊은 여행이 있었다. 한 번은 같이 자취를 하던 사람들과의 설악산 서북능선 종주 - 이 글은 블로그에 이미 올렸다 - 였고, 또 한 번은 혼자 남해안 일대와 제주도를 여행한 것이었다. 집에서 받은 용돈과 과외로 번 돈 등으로 여행 경비를 다소 두둑하게 가지고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떠났던 여행인데, 생각할 시간이 정말 많았던 여행이고, 아마도 본격적으로 나를 대면하기 시작했던 여행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혼자 일 주일 가까운 긴 시간을 여행한 것도 이 때가 처음이었다. 글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이 여행에는 몇 가지 중요한 사건들이 있었다. 이 때 처.. 2016. 6. 17.
서북 능선을 타다 (4) - 1990년 7월의 설악산 기행을 적은 글 [7월 12일 : 넷째 날] 비는 밤새도록 그치지 않고 내렸다. 불안한 내 마음은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꿈과 생시를 오락가락했다. 비 뿌리는 소리와 나무를 핥고 어디론가 달아나는 바람소리만이 가득. 이리 저리 뒤척이던 나는 벌떡 일어났다. "화장실에라도 다녀와야겠다." 정상적이라면 .. 2016. 6. 16.
서북 능선을 타다 (3) - 1990년 7월의 설악산 기행을 적은 글 (7월 30일) 빗소리 [7월 11일 ; 셋째 날] (너무 세부적인 데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보다 중요한 사실들에 역점을 두고 글을 써나가야겠다.) 이 생각 저 생각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루던 나도 마침내는 잠에 빠져 들었다. 일기예보대로라면 비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 2016. 6. 14.
서북 능선을 타다 (2) - 1990년 7월의 설악산 기행을 적은 글 [7월 10일 : 둘쨋 날] 지금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뭔가 신나는, 기대에 찬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다. 무슨 소리에선지 잠을 깬 난 눈을 번쩍 떴다. 성헌이 형이 코페을 들고 있었고, 내 옆에 있던 주환이 형이 "형, 몇 시에요?"라고 묻자, 성헌이 형이 "6시 20분이다"라고 대답하는 게 들렸.. 2016.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