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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129

완벽한 이해 카트를 찾으러 가는 자와 카트를 반납하러 가는 자의 운명적인 마주침 2023. 10. 2.
탁구의 길 11 패배로 점철된 내 인생에 탁구라고 예외일 순 없다 어쩌다 대어를 낚은 서툰 낚시꾼처럼 정말 어쩌다 강자를 꺾고 기쁨의 포효를 터뜨리기도 하지만 약자에게도 덜컥 패배하기 일쑤이다 패배의 두려움은 불안을 낳고 불안은 불면을 불면이 심화되면 부상으로 도피하기까지 한다 기쁜 포효의 순간 패자를 생각하지 않듯 패배의 고통으로 속울음 울 때 승자의 기쁨을 헤아리지 않는다 그렇다, 탁구의 신이 내려다볼 땐 어차피 제로섬 게임 그렇다, 승리의 기쁨보다 패배의 두려움보다 더욱 중요한 건 한계에 대한 도전 체력과 지력과 그리고 장사도 질 수 밖에 없다는 나이에 담대하게 내민 도전장 2023. 9. 23.
현대사의 개자식들 쿠데타로 대통령 자리에 올라서는 18년 동안 장기집권 급기야 부하의 총에 세상을 뜬 소위 한강의 기적을 이룬 그 자가 개자식인가? 항일투사로 독립운동을 하다 북한의 지배자로 남한의 대통령보다 더욱 오래 북한을 통치하더니 위대한 인민의 수령으로 사라져 간 그 자가 개자식인가? 정답지를 암기한 듯 공산당이 싫어요 그렇게 외치다 살해되었다는 소년처럼 공산 치하에서 신음하는 아이들 운운하는 반공 글짓기로 당당히 초등학부 우수상을 받은 나는 개자식인가? 고등학교 교련 시간 금시초문인 광주민주화운동을 깡패와 건달, 거지들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입에 거품을 물던 교련 선생 그 자가 개자식인가? 불심검문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고 대학 신입생이던 나를 복날 개 패듯이 패던 백골단과 피지도 않는 담배를 물리며 거짓 위로를 .. 2023. 9. 20.
횡설수설 제목을 붙였으니 반은 된 거야 나머지 반이야 어떻게든 되겠지 빵 공장에서 빵을 찍어내듯 시도 그렇게 쓸 수 있다면 맛있고 달콤하고 건강에 좋은지는 미지수이지만 취한 발걸음은 더 이상 너를 기억하지 못하고 너를 사랑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너만을 사랑했었다 이 따위 말로는 폐부를 찌르기는커녕 폐부 근처에도 가닿지 못하니 팬티를 벗고 브래지어를 끌르고 야한 게 좋은 거잖아 모두가 바라는 그것 취한 언어는 갈피를 잡을 듯 잡지 못하고 이렇게도 시를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지만 이렇게도 망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줄 따름이고 정말 딱 한 번, 딱 한 번만 내가 원하는 게 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노라고 말하지는 말아줘 너를 너만을 다른 누구도 아닌 너만을 사랑했었다 넌 콧방귀도 뀌지 않았고 난 시궁창에 코를.. 2023.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