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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65

이태준 - 복덕방 *이태준, 복덕방, [한국 해금 문학 전집], 삼성출판사(37, 조광) 050705 안초시는 친구인 서참의가 운영하는 복덕방에서 먹고 자기도 하면서 세월을 보낸다. 늙어서 따로 일할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참의는 합방 전에는 참의였으나, 합방 후 다섯 해를 놀다가, 복덕방을 열었다. 심심파적으로 연 것이었으나 부동산 경기가 좋아서 그의 수입은 의외로 짭짤해 가회동에 수십 칸 집을 세웠다. 안초시의 딸은 무용가로 상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아버지에게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어느 날, 이 복덕방에서 같이 어울리던 박희완 영감이 ‘황해 연안에 제2의 나진이 생’길 거라는 정보를 준다. 이에 안초시는 일확천금을 벌 것을 꿈꾸며 딸에게 권유하여 이 땅을 매입하게 한다. 그러나, 이 정보는 개발 정보만 믿.. 2022. 6. 15.
계용묵 - 백치 아다다 *계용묵, 白痴 아다다, 한국근대소설의 이해 II, (조선문단, 35) (는 나에게는 소설보다 노래가 더 친숙하다. 대학교 2년 선배이자, 같이 과내 문창반에서 활동을 했던 이내석 형이, 술자리 때 마다 부르던 노래. 클라이막스를 향해 가면서 점점 더 커져 가던 형의 목소리에 ‘아다다’의 비극은 한껏 고조되어 우리의 가슴을 후려치곤 했다.) 계용묵은 벙어리에다 머리마저 나쁜 한 여인, 그 여인이 자신의 천성적인 결함과, 그 여인이 부모의 홀대와, 주위의 몰이해와 천대로 인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객관적인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 아다다의 죽음을 그녀 자신의 생각의 부족으로 보던, 자본이 동반하기 마련이 타락의 영향으로 보던, 계용묵이 아다다의 운명에 아무런 희망도 주지 않았다는 점이 당시의 시.. 2022. 6. 15.
허균 -- 홍길동전. 김탁환 풀어 옮김. 민음사 우리나라 고전소설은 대략 860종 정도 된다고 보는 모양이다. 그 중 내가 읽은 것은 [금오신화], [구운몽], [춘향전] 정도이다. 영국소설사에서 Romance에서 Novel로 넘어가는 중요한 변별점은 '초자연적인 이야기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면과, 개인의 내면 세계가 부각된 것이라고 할 때 내가 읽은 고전소설들은 Romance에 머무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춘향전]은 초자연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으나 등장인물들의 내면 세계가 부각되는 그런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 작품은 그 전개가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데가 있다. 최초의 한글소설로 알려진 이 작품은 '연산군 시절 실존 인물인 도적떼의 두령 홍길동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신적인 능력을 지닌 홍길동이 자.. 2022. 3. 15.
한강 - 소년이 온다. 창비. 2019(2014) [서평]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전후 우리 국민이 겪어야 했던 비극 중 가장 큰 비극이며, 박정희로부터 이어져온 독재정권(그때까지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조종하는 위치에 있었던 전두환 일당)이 권력 찬탈을 위해 저지른 가장 큰 죄악이기도 하다. 이 광민운을 총체적인 입장에서 폭넓고 심도있게 다룬 문학 작품은 임철우의 [봄날]이며, 나는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을 상세하게 쓴 적이 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이창동의 [박하사탕]이 광민운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독특한 기법으로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나온 [택시 운전사]는 평범한 택시 운전사의 인식의 전환을 대중적으로 그려내어 인기를 끌기도 했다. 2014년에 나온 이 작품.. 2021.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