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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65

김연수 - 일곱 해의 마지막. 문학동네. 2020 [서평] 김일성이 정권을 잡은 북한 사회는 어떤 곳이었는가? (독일국적의 사학자였던가? 조명훈은 [북녁일기]에서 북한을 '감옥'이라고 말했다. 웃기는 사실은 남한은 '지옥'이라는 것이다. 물론 오래전 이야기이다.) 북한에서 나온 북한 소설들을 몇 권 갖고 있긴 하지만 읽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작품이 [민중의 바다](혈해?)일 것이다. 김연수의 이 작품은 실존인물인 백석(기영)의 전후 북한에서의 생활을 그려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다. 이른바 전기 소설일 것인데(사실의 취재가 거의 막혀 있는 상황이라 대체로 정황 증거와 작가적 상상력으로 써내려갔을 것이므로 전기 형식을 띠고 있긴 하지만 그냥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소설이락 해야 할 것이다. 읽지는 않았지만 김연수는 [굳빠이 이상]이라.. 2021. 12. 23.
김훈 - 공터에서. 해냄. 2017 이 작품은 일제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기간 동안 마동수와 그의 아들 마차세, 마장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역사의 변방에 있는 인물들이지만 시대의 엄혹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아버지 혹은 그 윗대의 어른이 "독립운동"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는 이 작품 말고도 [내 젊은 날의 숲](2010)에서도 언급되고 있는데, 김훈에게 있어서 윗대 어른의 독립운동은(그것도 이름을 널리 알릴 정도의 활동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 얼쩡거린 정도)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현실적으로 독립운동을 하던 당사자는 물론, 독립운동하던 분들의 자제들까지도 고생을 한다는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 상식처럼 떠도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상식이 구체적인 인물에서 생생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 2021. 12. 19.
김영하 - 빛의 제국. 문학동네. 2006. 김영하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일단 재미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해 흡인력이 있다. 그의 데뷔작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1996)는 그 소재가 충격적이어서 놀랐는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또 한 번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다음 설경구가 주연을 맡은(그래서 더욱 섬뜩했나?) 영화로도 개봉된 [살인자의 기억법](2013)도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는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작품은 그의 수필인 [여행의 이유]에서 언급한 것을 보고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마침 알라딘에 가니 있어서 구입을 했다. 그리고 어머니 간병을 하는 동안 빠르게 읽어내려 갔다. "잊혀진 스파이"가 10년만에 북으로의 귀환을 통보받은 다음 24시간의 .. 2021. 12. 19.
김훈 - 내 젊은 날의 숲. 문학동네. 2010 이럭저럭 김훈의 장편들은 거의 다 읽은 셈이다(공무도하와 작년에 나온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을 제외하고는). 그리고, 김훈의 붓이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역시나 역사의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을 붙들고 늘어질 때 그 비장함, '기름기를 뺀 비장함'이라는 인식이 적절하다는 걸, 다시 한 번 인식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현 시대, 그리고 젊은 여성 화자를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뇌물죄로 수감된 아버지, 수목원에서 일하는 안실장과 세밀화를 그리는 주인공 사이에서 볼 수 있는 과학과 예술의 간극, 625 당시의 유해 발굴을 둘러싸고 주인공과 김중위의 관계 등이 큰 축을 이루며 전개되는데 이 내용들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강하다. 무엇보다 김훈은 젊은 여성의 내면을 그려내는데 있어서 상당히 약.. 2021.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