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 산문57

대선전 오미크론이 무섭게 확산되는 가운데 20대 대선 투표일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투표. 투표권을 갖게 된 이후 일곱 번의 대선에서 나는 나의 권리를 한 번도 빠짐없이 행사하였고, 그중 두 분이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유력 후보 두 분 다 믿음이 가지 않고 차악으로 보기도 힘들어 투표를 하지 않을 권리를 행사할까 심히 고려중이다(주1). 코로나에 따른 비상시국인데도 온갖 네거티브와 가짜 뉴스, 그리고 후보자는 물론이거니와 전에 없이 배우자에 대한 각종 의혹 등이 선거판 자체에 염증을 불러온다. 선거에서 투개표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나라가 민주주의의 초석이 놓인 국가라고 할 때,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실제적으로 민주주의 국가로 진입하게 되었을까? 해방 후의.. 2022. 2. 18.
고흐와 콘래드: 흥미로운 교차점 고흐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는 생전에는 그 천재성을 인정받지 못하다가 죽고 난 뒤에야 비로소 그 진가를 인정받은 전형적인 "미운 오리 새끼"이다.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이유 중 일부는 지금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자신들도 언젠가는 밤하늘의 북극성처럼 찬란하게 빛날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그의 그림에 이끌려 모사를 하기도 했고, 대학교 시절에는 어빙 스톤이 쓴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Lust for Life]를 밤을 새워 읽고는 그가 미술에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웠듯이 문학을 향한 내 열망을 공고히 하기도 했다. 그의 그림이 뿜어내는 강렬한 색채와 힘차고 개성적인 붓터치가 가슴에 와닿긴 해도 미술에 대한 감식.. 2021. 11. 14.
호수 기행 통상 묵은해를 보내면서 마음가짐도 새롭게 하는 새해 첫 날을 뜬 눈으로 지새운 뒤 계속 불면에 시달렸다. 표면적인 이유는 가까운 사람이 나를 기망했다는 것이었지만, 시간적 거리를 두고 보니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어머니의 치매 증세와 신체적 노쇠를 수용하기 버거웠던 것과, 박사학위 논문 졸업 연한 내에 쓰지 못한 것에 대한 좌절감이 뒤늦게 나를 강타한 것 등이 주된 요인이었다. ( (단상들) 태어나지 않는 것(예이츠) 프로테우스 2021. 11. 1.
토토의 "아프리카"-- 일 해석 지금 나는 이 글을 토토(Toto)의 "아프리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쓰고 있다. 요 몇 달 공부할 때 유튜브에서 좋아하던 옛날 팝송을 찾아서는 무한반복으로 듣는 버릇이 생겼다. 주변이 너무 고요하고 적적해서 백색 소음으로 틀어놓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가사에 신경이 쓰일까 봐 주로 클래식을 들었는데 팝송도 방해가 되기보다는오히려 집중력을 높여 준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박사 논문의 대상인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에 작품 활동을 했으며, 이 시기는 유럽의 제국주의적 팽창과 식민주의가 그 정점에 다다렀던 때이기도 하다. 콘래드는 작가가 되기 전에 선원 생활을 이십 년 가까이하면서 말 그대로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고 다녔기 때문에, 그의 작품의 배경도 전 지.. 2021. 6. 13.